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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물 들였다

 

 

 

봉숭아물 들였다

 

은근히 귀찮아서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으흐-

 

 

 



 

 

1. 봉숭아 잎을 따면서 진딧물이랑 개미랑 봉숭아한테 미안했다. 그래서 벌레먹은거나 이제 시들해질 것들을 땄는데, 벌레먹은걸 따는건 어쩌면 역시 내기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땄다. 이도 저도 답이 없어서. 에잇;;;; 개미랑 여차 벌레들은 조심조심 땅으로 보내줬다

 

 

2. 봉숭아물 들이는 방법

 

아침에 봉숭아 잎을 따 둔다. (꽃보단 잎파리가 잘든데요. 꽃은 되도록 안넣는것이 좋다는 할머니 말씀..)

 

밤이되면 시들해진 봉숭아 잎과 꽃을 (시들시들 해야해요) 절구에 넣고 땅땅 찢는다

 

고추장 꼬꼼 넣고 땅땅~

 

백반 쪼꼼 넣고 땅땅~

 

손톱위에 올려놓고 비닐봉지를 잘라 손가락을 감싸고 실로 칭칭 묶는다

 

조심조심하면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완성!!!

 

 

3. 과유불급

할머니가 자꾸 엄청 많이 올려놔서 옆으로 샜다. 이러다 손가락이 통째로 물들겠다 싶어서 말렸지만 우리 할머니 완전 고집쟁이. 자기 하는대로 내비두라고 뭐라 그래서 포기;;;;

결국 손가락이 완전 2센치 가량 김칫물이 담갔다 뺀것모냥 되었다. 살에 물든건 빨리 빠진다지만 이번엔 좀 심한것 같은데 -_-;?

 

 

4. 손가락 물들이면서 할머니한테 들은 재밌는 이야기

 

ㄱ) 술먹고싶어

옛날 일정시절쩍에는 술을 못담가먹게 했잖아. 우리언니가 시집을 가야하는데 술이 있어야 잔치를 할거 아냐. 조용히 세동아리를 술을 담갔지. 마을사람들 먹게.

그런데 어째 알았는지 양평지기(공무원같은 사람인듯. 동네 감시하러 다니고 그러던 끄나풀쯤?)가 술조사나왔다고 동네로 들어오지 않겠어?

그래서 그냥 쏜살같이 술찌깽이를 돼지우리에 갖다놓고, 우리언니는 쪽진거 풀어헤치고 검댕이를 얼굴에 바르고 술을 막 숨겼지. 쪼끔 지나서 양평지기가 와서 술 찾는다고 난린데, 냄새는 나는데 안보이는거야. 어딨냐고 자꾸만 물어도 우리언니는 미친척하고 가만있고, 돼지는 술찌깽이 먹고 꽥꽥 거리면서 난리를 치고.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그놈 가고야 잔치했어. 세동이 가지고 동네사람 다 마셨지, 깔깔

그 돼지가 술이 취해서 하루 종일 꽥꽥 대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ㄴ)시집살이 파업

우리 언니가 시집을 갔더니 집안일이며 농사일이며 언니한테 다 시키더래. 시어머니가. 그래서 하루는 안되겠다 싶어서 시어머니가 나가면서 "조 앞에 밭좀 맨맨~하게 매놓거라"시키고 나가길래 어째할까- 생각하다가 밭에 있는 풀을 다 뽑아버렸다는 거야. 심어놓은 것 까지! 깔깔깔깔~~

시어머니가 돌아와서 깜짝 놀라자빠져서 너 이거 뭐해논게냐! 소리를 지르니까 우리언니가 '어무니가 맨맨하게 매노래서 맨맨하게 만들어놨지요. 봐바요. 맨맨하지' 이랬다지뭐. 시어머니가 '저거는 밭도맬줄 모르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구나, 어쩌면 좋냐' 하면서 다시는 밭일 안시켰데. 우리언니는 그래서 시집도 제대로 안살았어~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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