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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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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오늘의 오는 비는 소곤소곤 조용히 내려오고있다

 

 

 

 

 

 

도시에서 내리는 비는 감상용이나 똥물에 불과했다

바다에 내리는 비는 물을 더해주지도, 짠기를 가시게도 하지 못하고 의미없이 내동댕이 쳐졌고

물가에 내리는 비는 파장을 일으키며 나름의 운동을 했지만

이렇게 흙을 적시는 비처럼 감동적이진 못하다

 

흙을 적시는 비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초여름, 소곤히 내리는 빗자락이 거둬지면 방긋이 나온 꽃들이 가득해지고

바짝 비가 쏟아지는 날들이 잦아질수록 풀냄새는 진해지고 벌레소리는 더더 가득 차간다

이제 고추를 언제 따야 할까 생각하며 비한번 더 오고 햇볕 이틀 쏘이고 따야겠다, 라던지

비가 온다니까 감자를 얼른 캐자, 라던지

이번에 센 비가 오면 깨가 다 누눠버릴텐데 어째야하나, 라던지

라는 등등의 고민을 하다보면 비처럼 의미있는 일은 세상에 둘도 없는듯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의미와 유의미를 가로지르는 경계에서 언제나 방황하게 된다

선택의 갈림길이 너무나도 천길만길이라 버거운 사람에겐 때론 모든 것이 너무 가볍다가도 때론 모든 것이 너무 무거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곤 하나보다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속에서 의미를 더해가는 과정은 무한히 0으로 간다던 그 이상한 수학공식처럼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관념의 세계였다

 

의미, 뿐만 아니라 욕망도 그러하다

언제나 욕망의 기로에 서는 순간 모든것이 불분명해진다

내가 갖고 있던 이전의 관계망, '이성'이라 믿었던 모든 총체가 흔들리는 욕망을 발견하는것은 단지 나를 재발견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으론 주체되지 않는 알맹이가 터져나온 것과 같다

의미보다도 더 선명히 사회성을 띄고 있는 욕망이라는 것의 정체는 내가 끊임없이 부딪쳐온 /찰나의 극명한 표출/처럼 느껴진다

순간의 욕망에 모든것이 집약되어 있는 나라는 사람을 마주할때면 부끄럽다

이 욕망이 바닥에 깔고 있는 수많은 나의 인식들이 조각조각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욕망을 욕망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은 어려우며 나의 문제일때는 더욱 그러하다

상대방의 욕망을 욕망으로 인정하는 문제 역시도 나의것과 다르지 않다

 

잠시, 나의 욕망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식인줄 알았다

사랑은 고통받지 않되 고뇌하는 것임을 잊었다

어디까지가 나의 고통이었으며 어디부터 나의 고뇌는 시작되었었는지 모두 어려워졌다

차이의 정치에 실체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일반화될 수 있는 나의 경험이 있을거라고 믿지 않고는 변혁을 이야기할 수 없기때문에

무릎까지고 턱이 아프더라도 해야할 경험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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