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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그녀가 나에게 질문했다
넌 행복을 준비하며 사는게 아니라 슬프지 않기위해 사는구나,
잠시 ,또 머뭇거렸다.
지겹다. 조금은
세상은 이렇게 돌고 돌아도 똑같은 것일까, 다시는 이런것 생각하지 않고 사는 계단이 나타날까
매일매일 꿈을 꾼다
앞치마를 입고 빙글빙글 돌던 작은 부엌, 모나미펜으로 죽죽 내려긋던 하얀 연습장, 담배냄새, 도자기 술병, 이층으로 올라가는 빙글빙글계단, 엉덩이가 푹꺼진 쇼파, 맥주한잔 따라놓고 죽 누워 책을 읽던 곳, 얼음에 달콤한 사이다, 때로 직직- 미끄러지던 빨간 타일 화장실.
이 풍경이 그리운 이유에 대해서 난 또 무수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야하나. 아니, 굳이 답이 필요할까,
그저 그리운 그대로 거기에만 있어보자
숫자보다 이름보다 이미지와 향기에 강한 내가 남을테니 결국 내가 이길거야
오늘까지의 모든 일들, 일단 모두 고맙다.
기억이 스스로 증식하고 있다.
주렁주렁 동그란 기억들에 밀리고밀려
콱, 하고 막혀버리는 목.
슬프지 않기위해 잡고있던 시간들이 또다시 울고있다
싫어싫어싫다
오늘은 아니어야한다 내일도 아니었으면한다
당분간은 아니었으면하는데, 이미 그러하다면 알때까지는 절대로 모르고싶다
알아도 모른다
최대한 생각하지 않거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조용히 견디면,
그나마 늘 괜찮았던 나의 징크스대로
꼭꼭 숨겨놓고 참고참고 살아야지 제일 좋은 날이 올거라고, 백번쯤 생각하고 있다
마지가 말했지
넌 여자잖니, 여자는 언제나 참을 수 있도록 태어났다고.
'최악이다'
그래도 그냥 가던길 가라
희망은 이미 다 팔렸단다
철모르고 피어난 꽃이라하여도, 봄을 시샘하지 않는 법이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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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다이어리를 펴 들면 2006년이라고 무심결에 쓰고말아
11월인데, 아직도 자꾸면 10월이라고 쓰고있어
오늘은 어쨌든 2007년인것같고 11월이고 15일인데 난 그걸 영 잘 모르겠네
2008년이 진짜 온다는 사실이 새삼, 또다시, 끔찍할 따름.
언제나 나는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했었다
한때는 지칠줄 모르는 호랑이처럼 잘 내달리고 있다는 자신감에 찼었지만 돌아본 내 발자국은 채 여물지않은 고양이만도 못해, 한없이 나를 부끄러워했던것이 내 첫번째 잘못이었다
그 잘못으로부터 얼굴을 들지 못하고 상처에 전염되고 외로움에 전염되고. 아무것도 아닌 내가 나로부터 도망치면 모든것이 지워지는줄 알고.
언제나 그렇듯 어색한 눈짓과 말투로 짐짓 어른인척 살아만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나인지, 도로 나의 몸속을 찬찬히 돌아보아야겠다
힘껏 손뻗고 발뻗어, 최초부터 최후까지. 내몸구석구석 안닿는곳 없이 비비고 문대면서
느낌도 온도도 모양도, 모두 기억할거야
누구에게도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방법은 언제나 좋은 나인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아는건데
본것만 많아 욕심만 앞서고, 아무것도 할줄아는 것없던 실속없는 한 사람은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누군가의 앞에서는 한없이 부끄러워하고, 끊임없이 그 기억을 재생시키며 혼자 잠을자던 이불속에서도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고 이불속으로 숨어버리던 멍청이가 있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부끄러워할 망정 지우고싶은 기억과는, 지우고싶은 나와는 조우하지 않겠다
사실, 또 그렇게되겠지만.
유리를 넘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 약간의 부산함, 커피와 담배
종로거리 메가폰소리, 덜덜추운 여의도 칼바람
책방의 책냄새, 주르륵 놓여진 색색깔 '이번호' 책들. 조금지났어도 그자리에 놓아둔 좋은 책들
이른아침 버스의 공기. 때론 함께가는 길에, 때론 나만 역행하는 길에. 역행하는 길엔 술냄새와 피로도 함께
첫차를 기다리며 눈비비는 시간, 수업에 늦어 뛰어오르는 언덕
뜬금없이 일없는 날이면 해지는 시간 저녁을 대신해 나에게 대접하는 배부른 영화한편
늘 가겠다고, 떠나겠다고 숱한 결심만을 날리며 보냈던 봄날과 가을의 어느날들
습한공기,
더러운 쓰레기,
화장실 냄새,
떡볶이 포장마차,
김밥천국의 천원짜리 김밥과 물한병 모두
모두 진짜 내것이었던 때에
난 좀 더 좋은 사람이었어야했다
이제와서 생각한들, 1달을 잠으로만 보내는 것만 못한것 뿐들이다
지워진 시간, 사라진 시간말고 실재할 미래의 시간이 현재로 오는 시점에서의 현재를 만들어가는 과거의 인간이 지금에 존재해야한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나는 나, 결코 조급해하지 않는다. 이로서 "완벽하게" 다시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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