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속 한·일 정상회담…실용외교·과거사 논의 주목

2026/01/12 07:55

신형철기자

  • 수정 2026-01-12 05:01등록 2026-01-12 05:0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3~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방일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상호 답방을 약속하면서 추진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실리 중심의 실용외교의 틀을 다지면서 과거사 문제의 진전을 함께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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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회담을 과거사 문제를 전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일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협력 강화”를 제시하며 “조세이 탄광 등 과거사 문제에서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의 협력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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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있었던 해저 탄광으로, 1942년 2월3일 수면 아래의 갱도 천장이 무너지며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 등 총 183명이 숨진 곳이다. 청와대 쪽은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단번에 바꾸긴 어렵다고 보면서도, 그동안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는 데 난색을 표해왔던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유해 발굴 문제’ 등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끌어낼 수 있다면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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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양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실용외교’를 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일본의 대중국 반도체 제조장치 수출 규제에 맞서 희토류 등 핵심 희귀광물에 대해 수출 허가·관리를 강화하는 등 사실상의 대일 압박에 나서고 있다. 중국산 희토류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 산업계로서는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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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양국의 메시지도 강해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중-일 갈등 상황에서 중국 편에 서라고 이 대통령을 압박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12일부터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을 미국에 파견해 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우방국 결속을 강조하며 한국이 대중국 견제에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보여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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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중립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일 상하이에서 한 순방 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어른들이 이유가 있어 싸우는데 끼어들면 양쪽에서 미움을 받는다”는 논리로 중·일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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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 오히려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과는 지역·글로벌 차원의 관계를 같이 보는 협력과 차세대 공통 과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도 우리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지금과 같은 판세는 국익을 중심으로 한 실용외교를 펼치려는 우리에게 외교적 레버리지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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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장예지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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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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