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2026.06.05 06:04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지난해 11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2024년 상반기 ‘자유의 방패’ 연습(한·미 연합연습) 당시 전시 계염사령부의 합동수사본부 편성 훈련을 하면서 이례적으로 “군·관 인력을 실제로 동원해 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방첩사 내부 증언이 나왔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는 여 전 사령관이 12·3 내란을 염두에 두고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의심한다.
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종합특검은 최근 방첩사 간부 A씨를 불러 조사하면서 “여 전 사령관이 2024년 상반기 자유의 방패 연습 때 계엄 합수부 편성 훈련도 ‘야외기동훈련’(FTX) 방식으로 실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자유의 방패 연습은 한·미 군 당국이 한반도 방위 절차 등을 숙달하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으로 매년 상반기·하반기에 한차례씩 진행한다. 전반기 훈련은 군만 참여하는 반면 하반기 훈련은 정부 주도의 비상연습인 을지연습과 함께 실시한다. 한·미는 이 연습과 연계해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FTX도 병행한다. FTX에는 해병대와 공군 전투비행단, 특수작전부대 등 기동타격 부대가 참여한다. 반면 군 지휘부나 행정 등을 담당하는 비타격 부대는 부대 편성 등 문서·통신 훈련만 한다.
방첩사의 전시 합수부 편성 훈련은 수사·보안 등 행정·사법적 통제가 주를 이룬다. 그간에는 합수부 편성 절차 숙달과 연락 체계 점검 등을 ‘도상훈련’(지도를 이용한 가상훈련) 방식으로 시행했다.
그런데 여 전 사령관은 부임한 뒤 열린 첫 합수부 편성 훈련을 이례적으로 FTX로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은 경찰·해경 등 합수부에 편성된 외부 수사기관 인력을 파견받아 수사·체포·호송 등 작전을 펼치는 대규모 훈련 시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방첩사 내부에선 ‘무리한 지시’라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연습은 군 당국의 훈련인데, FTX를 하면 경찰 등 정부 기관이 동원되는 상황이 발생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특검 조사에서 “자유의 방패 연습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이 모였고, 여 전 사령관에게 ‘할 수 없다’고 건의해 FTX는 실행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여 전 사령관은 FTX 대신 부대원들을 연병장에서 사열하는 방식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수사·체포·호송 훈련이 가상으로 진행됐는데, 이 또한 이례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의 FTX 지시 등을 그가 ‘계엄 리허설’을 시도한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의중을 감지하고, 합수부 운영을 미리 연습하려 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한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그의 지시를 받아 방첩사에 정치인 체포를 명령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