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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임희구
묵은지 한 폭 누워 잔다
묵은지가 신문지 한 장 깔고 잔다
잘 잔다
보란 듯이 잘 잔다
숨이 죽으니 더 잘 잔다
썩은 생선 밭에 뒹굴었나
풀풀 진국의 향을 날린다
신이시여 저 골아버린 몸땡이를
푹 고아 드시라
당신이 담근 맛난 김치 아닌가
읽고 나서 꽤 오랫동안 당신이 당근 김치 아니냐는 문구가 종종 떠올라서...
읽을 땐 그냥 쓱 읽었는데 오랫동안 기억나는 시.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