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생일에 여친이 팥을 사왔다.
여친 고향은 부산인데, 부산에서는 팥밥을 먹는다 한다.
(오늘 검색해보니 일본에서는 생일에 꼭 팥밥을 먹는다 한다.
이래저래 부산과 일본 풍습은 비슷한 것 같다.)
난 손님들도 오는데, 팥을 안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넣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
(팥주머니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유도 없지 않았다.)
쓰지 않은 팥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냥 잊고 지냈다.
근데, 어제부터 여친이 생리를 시작했다.
팥주머니를 만들 때가 왔다.
팥주머니는 겨울에는 손난로처럼 쓸 수도 있고
온찜질을 할 때도 좋다고 한다.
또, 생리를 할 때 배에 대고 있으면 어혈과 부종을 풀어주는데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팥주머니를 만들어보았다.
(기왕 찍는 김에, 내가 갖고 있는 자개로 장식한 예쁜 실패도 출연시킨다.)
엄마가 사온 천일염 포장지가 천으로 되어 있어서 그걸 그냥 쓰기로 했다.
팥이 많지 않아 양 만큼만 꿰매고, 효과가 좋으면 나중에 더 사서 넣으려고
일부러 자르지 않고 그냥 팥 들어간 만큼만 꿰맸다.
뒤집어 꿰매려다가 나중에 뜯기 좋게 겉을 꿰맸다.
지난번 면생리대를 만들 때 신수동Y에게서 배워둔 바느질이 유용했다.
만들어놓고 보니 모양이 별로다.
환경정의 에서 만든 팥주머니나 다른 블로거 들이 올려둔 걸 보니 훌륭하다.
검색해봤더니 예쁜 것도 많고, 배에 잘 고정시킬 수 있도록 띠를 단 것도 있다.
흥! 쳇~!! 만들기 전에 검색해볼 걸 그랬다.
전자렌지에 2분 돌렸더니 엄청 뜨겁다.
팥냄새가 좋다. 배가 고파지려고 하는 냄새다.
열은 꽤 오래 간다.
담에는 팥을 좀 더 넉넉하게 사서
칸을 나누고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