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5일(금요일, 13일차) : 다낭(참박물관)→호이안(호이안시장 옷 맞춤)

 

- 아침, 좀 늦게 일어나 체크 아웃을 했다. 호텔 리셉션에 부탁해 택시를 불렀다. 마일린 택시가 왔다. 참 박물관(Bao Tang Cham)으로 갔다. (택시비 30,000VND, 참 박물관 요금 : 20,000VND?)


- 참 박물관은 놀라운 곳이었다. 대부분 미썬 유적에서 갖고 온 것이었는데 힌두신들의 생김생김, 화려한 조각 솜씨, 과감하고 섬세한 표현, 모두 훌륭했다. 다낭에서 이 박물관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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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박물관 길 건너편 껌빈잔(com binh dan) 집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호이안으로 가는 버스 한 대가 지나갔다. 아, 여기서 타면 되는구나 싶었다. 30분마다 한 대씩 지나간다 하니 여기서 밥 먹고 기다리면 되겠다 싶었다. 밥은 무척 맛있었다. 우리가 다 먹었을 쯤, 체코 남녀 둘이 우리 옆자리에 앉았다. 체코 친구들에게 30분 후에 버스가 올 거라고 얘기해줬다. 클랙션을 요란하게 울리며 버스가 왔다. 시외버스랄까? 온갖 사람이 다 탔고 온갖 짐이 다 실어졌다. 버스는 길가의 오토바이, 자전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했다.
 

- 이 버스의 차장은 희한하게도 여럿이었다. 젊은 남자, 그보다 조금 들어보이는 남자, 그리고 아줌마 하나였다. 그들은 번갈아가며 와서 돈을 내라고 종용했다. 난 한 사람에 10,000VND을 내겠다 했고 그들은 20,000VND이라 했다. 체코 여자애도 격렬하게 따져물었다. 그때마다 걔네들은 물러났고 다시 다른 사람이 와서 한 사람에 20,000VND을 내라고 했다.
 

- 난 내 옆에 앉은 청년에게 가격을 물었는데 그 친구는 한 사람에 20,000VND이라고 했다. 미심쩍었으나 하는 수 없었다. 40,000VND을 두 사람 분 버스비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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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이안 종점에 도착했을 때 체코 친구들은 아직 싸우고 있었다. 여행가이드북에서는 “외국인에게만 돈을 더 받는 호이안행 버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는 식의 설명이 붙어 있었다. 우리가 버스를 타기 전 먹었던 껌빈잔 식당 아줌마도 버스 요금은 10,000VND이라고 했다. 난 내 돈 20,000VND을 돌려달라 했고 체코 친구들은 돈을 못 내겠다고 버텼다. 버스 차장은 거칠게 앞뒷문을 걸어 잠그더니 돈을 안 내면 내릴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체코 여자애를 거칠게 밀쳤다. 체코 친구들은 도로 다낭으로 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고 했고, 난 공안 얘기를 꺼냈다. 결국 체코 친구들은 돈을 20,000VND만 냈고, 난 돌려받지 못했다. 들어간 돈이 나오기는 힘든 법. 그러나 난 별로 기분이 나쁘지도, 불쾌하지도 않았다. 그저 좀 남다른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 여행자들로서 가지는 연대감 같은 게 있다. 배낭 여행자들끼리 어떤 관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돈 팍팍 쓰는 여행자들이 많은 도시는 그게 관행이 돼 바가지 요금이 끊이지 않는다. 적어도 외국 친구들에게는 그런 식의 관행이 이어지지 않도록 서로 함께 행동하는 문화가 있는 듯했다.
 

- 그런데 난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에게 똑같은 요금을 물릴 수는 없다,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는 공감 받는 생각인 것처럼 보였다. 보편주의와 민족주의의 갈등이랄까? 보편주의가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때로 그것은 서구 제국주의의 논리일 때가 허다하지 않았는가. 정해져 있는 요금보다 더 받는다, 그 돈은 기사와 차장이 나눠 먹는다, 이런 게 론리플래닛이 판단하고 있는 바가지요금의 메커니즘인가 본데, 독점 가격을 형성해 주변부 나라들을 등쳐먹는 것보다 더 부당하다고 얘기하기는 힘든 것이 아닌가. 복잡한 상황, 복잡한 생각….
 

- 체코 친구들과 담배를 나눠 피웠다. 그들은 몇 년 전에 한국에도 왔었고 서울 남산 타워 갔던 얘기를 했다. 그들에게 서울은 좋은 곳이라 했다. 이들은 하노이에서 호치민으로 여행하고 있었다. 우리와 반대 방향이었다. 프라하에 산다는 이 친구들은 그동안 상당히 많은 나라를 여행했었다. 무이네에서 오토바이 넘어진 얘기를 하니, 몇 년 전에 이들도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다가 똑같이 넘어진 적이 있다고 했다. 뒷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천천히 달려라, 조심해라 해도 빨리 달리다가 넘어져서 온몸에 찰과상을 입어 피가 나고 그랬었다 한다.
 

- 체코 애들이 앞장서 걷고 우린 뒤이어 걸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호이안 쎄옴 기사들이 호객을 했지만 우비를 쓰고 꿋꿋하게 걸었다. 얘네들의 여행 스타일은 우리와 비슷했다. 돈 아끼고 품을 파는 스타일. 나중에 지도를 보느라 걔들이 앞서 갔고 결국 걔들을 놓쳤다. 언젠가 만나겠지, 호이안은 작은 곳이니까. 몇 군데 호텔을 들렸는데 상당히 비쌌다. 어떤 한 곳이 10달러 부르길래 7달러 불렀더니 안 된다 했다. 내가 너무 세게 불렀나? 다른 몇 군데 들르다가 다시 돌아가 9달러에 합의 봤다. 거기서 체코 애들을 다시 봤는데 주인 등 뒤에서 양손을 들고 손가락 8개를 펴면서 ‘8달러에 자기들은 빌렸다’고 암시를 줬다.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 방이 체코 애들 방보다는 더 넓었다. 두 개의 침대가 있는 호텔. 이 호텔의 이름은 Hop Yen Hotel이었다. 주인장은 젊은 여성이었는데 상당히 까칠하지만 일처리는 깔끔했다. 담배값은 비쌌지만, 맥주값은 쌌다. 호이안 맥주는 호랑이가 그려진 Laura 맥주였는데 쌌으나 맛은 그저 그랬다.
 

- 짐을 풀고 호이안 시내를 걸어다녔다. 길을 우선 익혀두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시장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양복을 맞췄다. 60달러. 가죽 자켓은 95달러. 나중에 이것들을 서울로 부쳤는데 배편이 비행기편보다 더 비쌌다. (배편 29달러, 비행기편 26달러) 옷 맞추는 소위 호이안 오뜨꾸뛰르는 엄청나게 빠른 시스템이었다. 양복은 다음날 12시에 나왔지만 가죽 자켓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우리가 옷을 맞춘 곳의 주인장은 “홉”이라는 여자애였다. 그녀는 나이가 어렸지만 싹싹했고, 머리가 빨랐고, 붙임성이 좋았으며, 무엇보다 잘 웃었다. 이곳에서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우리네 1960~7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보다 불행해 보이지는 않았다. 공장들도 비교적 쾌적했다. 2010년 한국의 아현동, 창신동 주택가에 즐비한 객공 공장들과 비교해보아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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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의 가게에서 일하는 아줌마에게 맛있는 식당 소개를 해달라 했더니 한 군데로 데려다주셨다. 호이안의 유명한 3대 음식 중 하나라는 까오 라우(Cao Lau)를 먹었다. 국물이 없는 일본 우동 같은 느낌인데 무척 맛있었다. 입맛에도 잘 맞았다. (60,000V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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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서 맥주를 마셨다. 도착하자마자 사서 냉장고에 넣어둬던 바바바(333) 맥주 4캔, 물, 담배=60,000VND. 다 마시고 더 마시고 싶어 오레오(Oreo) 과자를 사오고 맥주도 더 사왔다. (오레오 2개 30,000VND+바바바 맥주 2개 20,000VND=50,000V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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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18:53 2010/12/15 18:53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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