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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9
    ‘6월의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약속
    없는데요
  2. 2008/02/19
    불나비의 꿈(1)
    없는데요

‘6월의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약속

‘6월의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2003년 여름, 한달 일하고 43만원 받던 ‘청주대학교 청소 용역’ 그녀들을 만났다. 당시 법적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했던 그녀들! 그녀들의 요구는 법적 최저임금을 받을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용역 위탁업체는 변경되었고, 기존의 업체는 그 알량한 43만원 조차도 주지 않고 야밤도주 하듯이 도망쳐 버린 상태에서, 그 43만원을 받기 위해서였다.

 

노동부를 찾은 그녀들에게, 노동부는 손을 내밀기는 커녕 냉소와 냉대로 그녀들을 되돌려 보냈다. 그런 처지에서 만난 그녀들과 우리는 투쟁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칸막이조차 되어 있지 않는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공간에서 작업복을 갈아 입는 현실! 최저임금 조차도 받지 못했다는 현실! 43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 들어온 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는 사실! 원청인 청주대학교는 철저히 오리발을 내민다는 사실! 법적으로는 4대보험에 다 가입되어 있어야 했지만, 의료보험 하나만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그녀들의 집회는 항상 울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났다.

 

어느덧,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아네, 43만원 받던 그녀들의 월급도 이제는 100만원 가량되었다. 그 기간 동안에, 조합원이던 한분의 영전 앞에서 절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세 번이나, 고용승계 문제를 가지고, 학교와 용역위탁업체와 씨름을 해야했다. 그녀들의 눈물의 양 만큼, 고용은 그럭저럭 승계되었고 임금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비례하여 올랐다.

 

우린 내일, 6년전의 그때와 마찬가지로 청주대학교 한 건물의 경비실에서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 약속을 잡고 밥을 같이 먹을 예정이다. 그런데, 그 밥이 제대로 편하게 넘어갈지 걱정이다.

 

국민을 잘 섬기는 MB 정부가 그녀들의 임금에 대해서, 재를 뿌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부장관이 나서서,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 한다. 그에 발맞춰, 경영계는 현재 4천원이던 최저임금 시급을 230원 깍자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달, 6월 25일이면 결정된다.

 

그녀와 우리들은 이때즘이면, 서울 ‘최저임금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양은냄비를 숟가락으로 두드려왔다. 제발 같이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하는 퍼포먼스다. 내일, 그녀들과 도시락 점심을 먹으면서, 지난 6년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양은냄비, 숟가락 하나들고 서울로 가는 얘기를 해야 한다.

 

그녀들과 우리는 6년전이나, 지금이나 밥주는 곳 없고, 밥 사먹기 아까워 도시락 까먹으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연례행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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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비의 꿈

불나비의 꿈

 


작년 여름, 청주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시는 아주머니 노동자들이 힘겹게 ‘고용승계’를 외치며 싸울 때 일이다. 학교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가 동원한 한무리의 학생들이 아주머니를 밀치고 떠밀고 하는 식으로 아주머니들의 집회를 방해했다.

 

그 상황에 기가 찬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에게 왜 그러냐고 따져물었다. 학생들은 ‘우린 몰라요. 교수님이 하란대로 할 뿐이에요. 그리고 노조 때문에 시끄러워서 우리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잖아요’ 이런 식으로 짧게 애기하곤 그 행동을 계속했다.

 

노조에 대항하기 위해서 학생을 구사대로 동원한 학교측의 반교육적인 측면도 어처구니가 없고, 교수님이 시킨다고 어머니뻘 되는 아주머니에게 태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하는 그 학생들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상황이었다.

 

이해시켜려 했다. 그 중에 한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학생! 너희 1년치 등록금이 한 천만원쯤 하지. 여기있는 아주머니들이 1년 연봉이 얼만줄 알어. 너희들 1년치 등록금보다 작아. 이 아주머니들이 그 월급가지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그래. 어쩌면 너희 부모님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몰라. 그런데 이 아주머니들이 그 알량한 연봉 천만원짜리 일자리에서 쫓겨나게 생겼어. 너희가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걸까. 시끄럽다고 아주머니를 밀치고 하는게 올바른 걸까. 아니면 이 아주머니들에게 손길을 내미는게 올바른 걸까’

 

그 학생은 내게 눈길조차 돌려버리고 듣는둥 마는등 나를 외면했다. 작은 목소리로 내 뱉는 그 학생의 말

 

‘ 누가 그렇게 살래요’

 

대화를 포기했다.

 

'88만원 세대'라는 문구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게 어떤 현상과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수 있을만큼 유행어가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젊은 세대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을 때 받는 평균임금이 88만원이라는 이말.

 

그 88만원 세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시대의 어머니, 아버지는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걸까!  그토록 어렵게 키위서 꿈에 그리던 대학에 보내놓고 난뒤에 그들의 자식이 노동자였던 어머니와 아버지에 보내는 시선이 멸시로 가득차 있다는 걸 그들은 알았을까!

 

30평 아파트 한채, 자식들 대학교육 까지 마치는 것이 노동자들의 마지막 목표이자 희망이다. 그 목표 하나로 주말의 휴일은 특근, 잔업으로 대신하고 40대 후반의 나이에 어머니들은 식당으로, 혹은 청소용역으로 불나비처럼 모여든다.

 

그렇게 아둥바둥 힘겹게 산 희망은 결국 ‘88만원 세대’라는 비극적 절망이 되어버린 현실!

 

이렇게 좌절하고 또 좌절하지만 대학등록금 일천만원도 안되는 그 돈을 벌기위해 우리시대의 어머니들은 오늘도 식당으로 청소용역으로 불나비가 되어간다.

 

아! 서러운 국민성공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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