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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셨다.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11차 정기대의원대회란
이 관료냄새 풀풀나는 일을 마치고 나서
일부러라도 취하고 싶었는지 마다하지 않고 주워 마셨다.
큰 행사였다.
한 해 사업과 예산을 정하고
눈앞에 놓인 총파업과 지방선거를 어떻게 대처할까
한판 치열하게 붙어야할 자리였다.
그러나 모두 163명이 와야 하지만 겨우 84명이 모여서
과반을 살짝 넘긴 그 숫자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회의는 시작되었고
모든 안건 대부분이 만장일치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나는
뒷풀이에서 술을 마셨다.
마신 술은 한시간을 넘겼는데 이제 슬슬 취한다
난 전보다 훨씬 무뎌졌다 보다.
칼날을 곧추 잡고
옳지 못하다 여기는 것들에게 사정없었는데
이젠 술에 취해서도 얌전하다
대의원대회가 그나마 그 숫자로 치루어졌다는데 안도했고
중간에 누가 손들어 성원확인합시다 안한 것에 감사했고
이렇게 한 고비 넘겼다고 제풀에 박수치며 술을 마셨으니
무뎌져도 한참 무뎌졌구나
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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