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 임에 틀림 없다.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울에 맺힌 더 이상 어리지도 아직 늙어버리지도 않은 남자의 상도

 

씩씩하고 초라한, 또한 익숙하고 낯선 친구들의 모습도

 

청순하고도 욕정어린 여인의 형상도.

 

 

 

그래..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직업인 공부도, 취미인 온갖 놀이들도

 

퇴폐적이고 음란한 일탈들도..

 

그러면 잠을 꽤 오래 자는 건 어떨까?, 좋을까?

 

아니다, 깨어나서 달력과 시계를 볼 때 낯선 느낌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맞아! 아무것도 안하면 된다.

 

그래.결국  합리적인 답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인데...

 

하지만 결국 나는 스스로의 나태함도 쉽게 용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냥 잠시 어디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그래, 잠시 사라지면 되겠다.

 

허나 혼자 갑자기 사라지면 사람들이 당황하거나 걱정하게 될텐데..

 

뭔가 구실이 필요하다.

 

맞아! 누군가 나를 납치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그렇지만 납치는 특수한 목적에 기인하는데

 

나는 그런 가치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아... 젠장. 어디서, 뭐가, 왜 이렇게 베베 꼬인 것일까.

 

이건 그 누구에 대한 어떤 원망도 아닌  것은 분명하다.

 

나와 대면해야만 하는 풀리는 그 모든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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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6 23:05 2010/06/1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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