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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수업이 끝나고 짐을 챙기다 보니
어제 받아온 제2회 이주영화제 홍보엽서가 눈에 띄었다.
별 생각 없이 꺼내서 옆 사람에게
이런게 있어요,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건넸더니
웬걸...민망할 정도로 뜨악한 얼굴로 바라본다.
서명전이나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강하게 거부하는 사람들을 접해보지 못한건 아니지만
오늘은 왠지 그 반응이 민망하게 다가왔다.
학교를 벗어나고
일하던 사무실을 벗어나
하루하루 일상이 나와는 다른 시선을 지닌
사람들로 꽉 채워져 있구나, 라는 이질감이었을까?
따지고 보니
학교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도
그리고 그 학교를 벗어나 사회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내가 하는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싸움이나 갈등도 무수히 많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벗어나 온전히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일상은 때때로 강한 이질감을 들게 만든다.
정리하고 나오기로 한 것도 내 결정이었고
지금의 생활을 하기로 한 것도 내 결정이었지만
요즘 몇 번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내가 정말 안전지대를 벗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다시 되돌아가기 위한 준비라고 여기고는 있지만
다소의 씁쓸함이 묻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사실, 함께 말하고 공유했던 사람들이 그립기도 하고...
어쩌면 오늘도 이렇게 블로그에서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있는 것도...아직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안심을 나에게 심어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스스로 꽤 강심장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럴 때 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구나 싶다.
어쨌든 내일도 안전지대를 이탈한 나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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