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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거든 후보가 있어야 한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풍년에 즐거움이 넘치다 못해 역설적인 현상까지 속출하고 있다. 서로 후보 자리를 차지하느라 좌충우돌에 불협화음에 폭력조직까지 개입해 “죽여버리겠다“는 고성이 요란한 곳도 있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환상에서 오는 사생결단식 접근이 불러오는 현상일 것이다. 다른 당들도 눈에 쌍불을 켜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민주평화당은 너무나 조용하다’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일찍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용인 시내 곳곳을 누비고 있는 민주평화당 용인시장 후보 유영욱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창당 역사가 겨우 “2개월 남짓한 당이다 보니 빈구석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당초 계획은 “광주 전남북에서 단체장 하나는 가져온다는 것 아니었나?” 하지만 ‘국회교섭단체’결성을 위해 정의당과 연대를 한 마당이라서 의원 숫자 20명에 묶여 옴짝달싹도 못하는 형국이다. 지명도 있는 당내 의원들이 광역단체 후보로 나설 수도 없이 되었다. 지금과 같은 선거정국에서라면 “국회교섭단체 구성이 별 실익도 없는 짓이지 않나?”라는 볼멘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고 있는 중이다.

대저 선거판에서는 후보들이 현장을 누비며 활발한 선거운동으로서 당의 존재감을 과시해야 한다. 당선으로서 당의 존립 또한 확립해줘야 한다. 그렇지만 정치세계처럼 ‘빈익빈(貧)과 부익부(副)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하지만 어디서나 소신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때에 창의적인 발상과 저돌적인 돌진으로 침체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남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새가슴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뿌리의식과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이라면 일당백을 하고도 남는 진가를 발휘한다. 그래서 역사는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하기조차 한, 낭만적인 바보가 만들어간다는 속설이 존재하는가 보다.

유영욱, 민주평화당 용인시장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참으로 별종이고 별난 사람이다. 20대부터 평생을 사표로 삼을만한 정치인을 찾아 유영(遊泳)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만난 사람이 고 김대중 대통령이다. 김대중의 정치철학과 비전에 꽂혀 김대중 맨이 됐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험난한 정치여정을 걷고 있다. 작금에 이르러 용인시장 후보로 나선 것도 그것이다.

“무엇이 유 후보를 DJ에 꽃이게 했습니까?”
“김대중의 정치역정과 생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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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는 김대중의 생애란 ‘죽을 고비 5번, 감옥 6년, 10년간의 해외망명, 가택연금 55회(183일) 6년간의 강제 정계은퇴’를 말한다. 우리 모두는 김대중에게 빚이 있다. 그가 옥에 갇혀 자유를 제약 당하면서까지 한땀한땀 이루고 쌓아온 고난의 행군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다.

독재에 대해 항의할 줄 모르고 군부독재에 심음하고 있을 때 김대중은 5번 죽을 고비에 6년 동안의 옥살이에 55번의 가택연금으로 민족의 한을 품어 안고, 모진 고난, 갖은 모욕, 치졸하고도 악랄한 핍박과 음해를 이기며 오로지 자신을 응원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을 위안 삼아 자신의 길을 걸었다. 불굴의 의지로 일궈낸 옹골찬 업적들은 그가 디딘 걸음마다에 단단하게 맺혀 있다. 이를 보며 김대중을 스승 삼아 정치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하는 이가 유영욱이다.


도울 김용욱 선생의 김대중 평가도 유영욱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울은 김대중에 대해 “1960-1970년대에 그래도 똘망똘망한 정신을 가지고 그 시대의 아픔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김대중은 한 인간의 이름이 아니라 그자체로 하나의 빛이었고 희망이었고 자유와 진리를 향한 열정의 분화구였다. 100만 군중을 향해 기염을 토하는 그의 유세웅변에서는 <4대국 보장론> <독재의 독선>, <국가 비전의 오류>를 설파하는 그의 논리는 폐부를 쑤시고 들어오는 예언자의 외침, 포효, 방안이었다.”고 평한다.

유영욱 후보는 지난 2014년 민선 6기 용인시장 예비후보로 뛴 전력이 있다. 그런 그가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용인정 공천장을 받아들고 귀가하는 도중에 국민의당 후보가 아닌 다른 당 사람에게 공천장을 빼앗기는 일을 겪었다. 하지만 “당이 한 일이니 깨끗이 승복한다.”며 권노갑 고문을 모시고 20여 군데의 유세장을 찾아 출마후보들의 당선을 위해서 헌신 봉사하는 것으로 일관한다. 유영욱 씨는 이것이 김대중 정신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김대중의 평화정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면 내 희생은 조그만 것”이라고 덧붙인다.

민주평화당에 하고 싶은 말은?

“당의 정신적인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고문님들은 좀 더 다부진 면모를 보여 달라.” 당의 원로들인 고문들이 원체 연로하다 보니 “김대중 정신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까지도 무턱대고 포용해주는 경향이 있다”며 “원칙과 자긍심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당을 책임지고 가야할 사람들이 좀 더 솔선수범해줬으면 한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자산과 돈, 경력이 일천한 후보들까지도 불철주야 맨땅에서 헤딩하듯이 뛰고 있는데, 선대로부터 이어받은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당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제발 뒷짐만 지고 있지 말고 지도자답게 나서달라”고 호소한다. 남쪽에서는 광주.전남이, 북쪽에서는 서울시당에서부터 바람이 불도록 뜨겁게 일어서달라는 말이다.

‘용인시에 부패를 없애겠다.“는 것이 그의 제일 공약이다. 당을 향한 그의 발칙한 쓴 소리가 괜히 나온 소리가 아닌 것 같다. 유영욱 후보는 ’살아서는 김대중 정신으로, 죽어서는 호남정신’을 캐치프레이로 내건 사람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그의 여정이 눈부신 이유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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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19:26 2018/04/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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