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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제, 부끄러운 행복

무화과님의 [현실도피] 에 관련된 글.

나는 축복받은 "신의 아들"이다. 쉽게 말해 면제자다. 너무나 약한 나. 국가를 위해 봉사(라고 쓰고, "죽어라"라고 읽는다)하라는 그 빌어먹을 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왔을 때, 과장 않고,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면제해 달라고 기도한 것 뿐. 하느님 바쁘신데, 그 옷자락 붙잡고 한다는 부탁이, 세계 평화니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행복 같은 거여도 부족할 판에 군대 안 가게 해 주세요, 이런 소리나 지껄여대며, 우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젊은 나한테 왜 이런 게 왔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어떤 병. 덕분에 나는, 면제되고, 수술 잘 되서 건강도 되찾았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아직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감옥에 있는 징집 거부자들, 또는 이제 그 투쟁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뿐. (+대체복무제 도입을 찬성하는 정당에 표 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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