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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3176(210101)호]혁공동 정치국의 2021년 1.1 어필 – 자본주의를 끝장낼 혁명으로①

원문: 革共同政治局の2021年1・1アピール 資本主義終わらせる革命へ

 

일본의 좌파조직인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전국위원회(중핵파) 정치국의 2021년 신년어필을 5번에 걸쳐 옮깁니다. -옮긴이
 

 
목차
0. 들어가며
 
1. 코로나위기와 전력으로 투쟁하는 노동운동의 변혁 가능성을 찾아내다
(1) 의료복지노동자의 궐기가 모든 노동자의 분노를 나타냈다
(2) 계급적 노동운동 재생에의 확실한 전망을 열어젖힌 11월 집회
 
(1) 신자유주의의 역사적 붕괴를 보여주는 '코로나×대공황'정세
(2) 미국 트럼프정권의 타도와 국제 계급투쟁의 새로운 단계 돌입
(3) 미중대립을 축으로 격화하는 쟁투전과 일본 제국주의의 말기적 위기
 
(1) 혁명적 정세를 혁명으로 전화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2) 전후 노동운동의 한계를 뛰어넘은 3개 노조의 투쟁에서 배운다
(3) 노동운동 재생에 모든걸 걸고 3전총노선의 현재적 실천을
 
(1) 대실업·대 합리화공격과 싸우는 노동조합을 모든 일터에
(2) 개헌·전쟁저지, 스가 타도의 분노를 거대한 힘으로
(3) 후쿠시마 압살공격을 물리치고 3.11 10주년투쟁의 성공을
(4) 투쟁하는 노동자계급과 연대해 학생운동의 비약을 쟁취하자
(5) 권력과의 절대적 비타협 관철한 호시노 정신을 계승해 싸우자
 
 

 

혁공동 정치국의 2021년 1.1 어필 – 자본주의를 끝장낼 혁명으로

‘코로나×대공황’과 대결하고 계급적 노동운동의 거대한 비약을

감염확대·의료파괴·군비 확장·개헌 시도하는 스가를 타도하자

 
0. 들어가며

 지난해, 말 그대로 전 지구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려 억 단위에 육박하는 감염자, 20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내었다. 또 새로운 변이종을 만들어내며 세계 경제·정치·사회생활 전반에 걸친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 위기는 전쟁과 똑같이 노동자계급 인민에게 모순을 집중시키고 계급대립을 첨예하게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2~3천 명의 인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희생당하고, 1천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채 가난하게 살고있고, 600만 가구 이상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겨울에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한편 부르주아는 코로나에 의한 ‘언택트화’의 촉진으로 사상 최고의 이익을 올리고있는 거대 IT기업, 백신 개발로 독점적 이윤을 확보한 의약자본이 떼돈을 벌고 있다. FRB(연방준비제도)에 의한 공황대책을 위한 대량의 자본공급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주식시장은 날마다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일본에서도 유럽에서도 제국주의국가의 경제, 사회는 비슷비슷하다. 이런 경제, 사회의 방식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신자유주의로 연명해온 자본주의는 인간사회와 자연을 파괴, 황폐화시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 팬데믹과 2008년 리먼쇼크 이후의 대공황의 위기가 합쳐지며 거대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의 사적유물론은 자본주의에 시작과 끝이 있음을 보여주었고 그 자본주의의 진짜 ‘끝’을 우리는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결코 스스로 끝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끝낼 노동자계급의 혁명, 프롤레타리아 세계혁명이 필요하다. 그 혁명은 100년 전 러시아에서 시작되었으나 스탈린주의의 발생에 의해 긴 중단을 겪어야만 했다. 허나 그 스탈린주의마저도 지금은 붕괴하였고, 자본주의의 모순과 계급대립이 정점에 달한 가운데에서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해방을 위한 근본적인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BLM운동의 폭발과 트럼프 타도의 승리는 그 신호탄이었다.

 혁공동은 반제국주의·반스탈린주의를 주장해왔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싸워왔다. 그리고 지금 ‘자본주의의 종말’이 다가와 정말로 세계혁명을 완수할 때가 왔다. 우리는 지난 해 코로나위기와 온 힘으로 맞섰고, 투쟁하는 노동운동을 직장, 지역에서 만들어냈다. 의료현장에서는 “의료는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며 파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일본운수연대노동조합간사이지구레미콘지부[이하 간나마], 전국금속기계노동조합 미나토합동노조[이하 미나토고도], 국철치바동력차노동조합[이하 도로치바] 3개 노조의 투쟁이 모든 싸움의 선두에 서있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가장 집중적으로 겪은 청년학생, 그리고 여성들의 새로운 결의도 시작되었다. 자본주의를 끝낼 반제·반스탈린주의 프롤레타리아 세계혁명을 향해 ‘코로나×대공황’정세와 대결하고 계급적 노동운동의 거대한 비약을 쟁취하자. [그리고] 이를 위한 당의 대변혁을 더욱 추진하자.

 

 1. 코로나위기와 전력으로 투쟁하는 노동운동의 변혁 가능성을 찾아내다

 간나마, 미나토고도, 도로치바 3개 노조와 국철투쟁의 전국적 운동, '개헌·전쟁저지! 대행진'이 주최한 지난해 11.1 노동자총궐기집회는 ‘코로나×대공황’정세 하에서의 2020년의 투쟁, 그리고 2019년 9월 있었던 제 26회 전국위원회총회(이하 26전총) 이후 당의 변혁과 실천의 도달 지평을 보여주었다. 혁공동은 코로나 위기에서 흉폭해지는 신자유주의 공세와 대결하고, 계급적 노동운동의 새로운 비약과 도전을 위해 싸우는 3개 노조의 호소에 응해 함께 이 집회를 성공시키기 위해 싸워왔다.

 우리는 11.1 집회에서 3개 노조와 무엇을 열어젖혔는가? 그것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리고 새로운 과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 점을 명확히 하며 2021년을 계급적 노동운동의 거대한 비약의 해로 만들어야만 한다.

 

(1) 의료복지노동자의 궐기가 모든 노동자의 분노를 나타냈다

 지난해 봄,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과 긴급사태선언 정세에 대해 ‘코로나 위기를 혁명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완전히 새로운 정세에서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국철·간나마 결전과 의료현장의 싸움을 축으로 코로나 위기 속에서 직장·현장으로부터 계급적 노동운동을 복원하는 싸움에 나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는 전진을 이뤄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먼저, 코로나 팬데믹을 신자유주의와 그의 역사적 파산·붕괴로 일어난 것으로, 철저히 계급적인 것으로 파악한 점에 있다. ‘코로나와의 싸움’은 계급대립을 초월한 ‘인류 대 바이러스의 싸움’이 아니라 자본·국가권력과의 강렬한 계급투쟁 이외 그 무엇도 아니었다. 그것은 계급적 노동운동의 과제였고, 투쟁하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의 재생이야말로 [당면한 정세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4월 7일 아베정권에 의한 긴급사태선언 발령을 맞닥뜨린 계급투쟁의 입장이나 계급적인 견해를 내팽개친 세력들이 ‘거국적’ 사고에 갇혀 ‘자숙’에 빠졌다. 그 속에서 노조교류센터의 동지들은 바로 신주쿠역에 등장해 ‘코로나 해고를 용납할 수 없다’, ‘휴업임금을 보상하라’고 외쳤다. 코로나 위기로 드러다고 강렬해진 직장의 모순을 노동운동의 과제로 삼고, 구체적인 투쟁에의 도전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긴급사태선언의 한가운데서 의료노동자들을 선두로 수상관저-후생노동성 앞에서 5.1 메이데이 투쟁을 단호히 관철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우리는 코로나위기 아래에서의 계급적 노동운동의 ‘첫 번째 임무’, ‘특별 임무’로 의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 엄호하여 싸우기로 하였다. 코로나에 의해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가장 강렬한 모습으로 폭발한 곳은 의료현장이었다. 감염자용 침대나 인공호흡기의 부족, 마스크, 방호복, 장갑조차 없고, 무엇보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이 부족했다! 의료붕괴의 현실은 코로나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에 의한 민영화와 사회보장시스템의 해체, 의료비 절감으로 의사와 간호사가 만성적으로 부족하고 과로사에 내몰리는 장시간 과중노동이 일상화된 결과였다. 특히 감염병 병상의 대폭감소(1998년에 9060개였던 것이 2020년엔 1869개로!), 감염증 조사를 담당하는 보건소의 반감(半減)은 초기대응을 극히 곤란하게 만들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화가 가속되고, 자본에 의한 세계의 인간과 자연을 향한 착취·수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지의 신형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의 위험은 높아져만 갔다. 그것은 30년 넘게 이전부터 경고되었다. 그러나 ‘목숨보다 이윤’을 제일의 표어로 삼은 신자유주의는 사회가 보장해야 할 의료도 영리의 대상으로 만들고, ‘가동’되지 않는 병상, 의료·검사설비와 인원을 ‘비효율적’이라며 삭감·폐지해왔다. 일본유신회의 하시모토 도루(橋下 徹)·마츠이 이치로(松井 一郎) 일당은 그 선두에 섰으며, 감염확대의 제 3파(波)에 이르러 결국 심각한 의료붕괴를 일으킨 극악한 ‘전범’이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 돌입하기 전엔 후생노동성이 전국의 약 440개의 공립·공적병원의 재편·통합을 요구해 도쿄에서는 제 1파의 한가운데였던 3월 31일에 코이케 유리코(小池 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도립·공사 병원 14개소의 독립행정법인화방침을 발표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민영화와 의료파괴를 추진한 것이다.

 이렇듯 신자유주의는 한편으로는 감염병 확대의 위험을 높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보장으로서의 의료를 붕괴시켜왔다. 물론 이는 일본의 일만은 아니다.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에서 같은 일이 진행되어왔다. 코로나 팬데믹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인재’였고, 억단위의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백만 단위의 사람들(그 압도적 다수는 노동자계급, 빈곤층이었다)의 목숨을 지금도 빼앗고있는 ‘범죄’다. 게다가 이마저도 백신 판매를 통한 돈벌이의 기회로 삼아 웃고있는 것이 신자유주의의 의료·의약자본이고 투기꾼들인 것이다! 그렇기에 ‘코로나와의 싸움’은 신자유주의를 타도하는 계급적 노동운동, 계급투쟁으로 관철되어야만 한다.

 이미 세계에서 의료노동자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과 자본은 ‘쇼크 독트린1’-코로나 위기에 편승해 계급투쟁을 일소하려 한다. 이에 맞서 철저히 계급의식을 갈고닦지 않으면 “위기이니 어쩔 수 없다”, “참고 자숙해 경영과 행정에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자본과 권력의 입맛에 맞는 생각에 사로잡혀버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제국주의가 전쟁에 돌입하려는 때와 마찬가지의 정세다. 허나 계급대립은 ‘전시’, ‘비상시’에 가장 첨예해질 것이다.

 이 점에서 당의 의식성-‘코로나 위기를 혁명으로 전화하기 위해 싸운다’는 마르크스주의적·계급적 입장을 끝까지 관철해나갈 의식성이 요구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작게라도 이 의식성을 갖고 전국의 직장·지역에서 싸움을 시작했다. 특히 의료를 둘러싼 공방은 중요한 지점이 되었다.

 도정을 혁신하는 모임(都政を革新する会)의 호라구치 토모코(洞口 朋子) 스기나미구(杉並区)의원은 구 내의 병원과 보건소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이를 칭송하는 의회 속에서 “스기나미구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며 다나카 료(田中 良)의 행정을 규탄, 도립병원 독립법인화 반대를 외쳐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이러한 싸움은 국철투쟁을 축으로 계급적 노동운동의 재생을 쟁취하고 어떤 어려운 현장에서도 계급적 단결을 만들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길을 열어내겠다는 선두의 노동자 동지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둘째로, 코로나 위기를 신자유주의 붕괴라는 계급적 시대인식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계급적 노동운동을 복원할 결정적 기회의 도래로 파악해 도로치바가 확립한 반 합리화·운전보안투쟁노선2을 배워 모든 직장에서 실천을 개시한 데 있다.

 

파업으로 정세를 움직이다

 코로나 위기는 의료·간호·복지의 현장에서, 또 교육, 지자체, 우편, 철도, 운수, 청소 등 다양한 직종에 걸쳐 그동안 경시되어온 대다수의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들이 사실은 사회를 떠받쳐왔음과 그들의 존재 없이는 사회가 사회로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만인 앞에 보여주었다. 노동자들을 관리·감시·평가할 뿐인 관리자나 부르주아들의 ‘일’은 쓰잘데없을 뿐이라는 것을 폭로했다.

 코로나 위기에서 광범위한 노동자의 자각과 긍지가 눈을 뜨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본질적으로는 사회에 있어 결정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놓여있는 현실은 노예와도 같다는 사실, 이 거꾸로된 사회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신자유주의 아래서 계급적인 생각이나 가치관을 빼앗긴 지 오래였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계급의식에 각성하는 거대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결정적인 것은 도로치바가 투쟁을 통해 확립한 반 합리화·운전보안투쟁노선이 코로나 위기와 대결하는 모든 산별의 노선이 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확인된 의료현장의 모순을 자본·경영측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말하며 노동자의 ‘희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이에 맞서 노동자·노동조합이 신자유주의로 극한에 내몰린 노동조건에선 제대로 된 의료를 할 수 없으며 감염확대를 막는 일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일도 불가능하다는 점으로 대응하며 사회보장시스템으로서의 의료를 되찾는 투쟁이 시작되었다.

 치바현(千葉県) 후나바시시(船橋市) 후타와병원(二和病院) 노동조합의 7월, 12월 두 번의 파업은 신자유주의에 의한 의료현장의 합리화나 임금삭감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과 코로나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의료=‘사회보장으로서의 의료’를 요구하는 것을 내걸고 하나가 되어 싸웠다. 이 투쟁이야말로 지금 무엇보다 의료노동자의 노동조합에게 요구되는 투쟁이라는 확고한 계급적 확신이 파업을 결단하는 과정 속의 진지한 토론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 파업에 나서는 것을 통해 조합원을 흔들림 없이 단결시켜 굉장한 힘을 이끌어냈다. 직장, 지역, 그리고 전체 사회의 압도적 지지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코로나 위기의 극한적 상황에서 고투하는 모든 의료노동자들을 단결시켜 신자유주의에 의한 의료파괴에 총반격하는 노선이 현장의 투생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의료·복지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위기는 모든 산별, 직장에서 공통의 문제와 과제를 만들었고, 그 투쟁을 하나로 만들어 발전시켜야 하는 객관적인 조건을 무수히 만들어냈다.

 

(2) 계급적 노동운동 재생에의 확실한 전망을 열어젖힌 11월 집회

 11.1 노동자집회는 위와 같은 코로나 위기 아래에서 계급적 노동운동을 재생시킬 전국의 직장에서의 실천과 조직화를 통해 최고의 내용으로 쟁취되었다. 직장에서 계급적 노동운동을 필사적으로 전개하며 손에 쥔 노선과 단결의 힘이 보여졌다. 집회의 개최 자체가 극히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전국에서 2050명이 결집해 “코로나 위기 가운데 일본에서의 대규모 노동자집회의 하나(집회 실행위원회의 총화)”로 대성공했다. 전국의 직장·지역에서 싸워온 노동자들의 “더욱 더 단결을 넓히고 싶다”는 마음 속의 바람이 코로나 위기속에서 집회의 결집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집회에선 지금이야말로 신자유주의를 타도할 기회라는 확신을 실천으로 알아낸 노동자들이 노동자계급의 조직가로 등장해 연설했다. “결집한 한명한명 속에 노동운동을 변혁할 힘이 있다. 모든 참가자가 이 점을 뜨겁게 확인하고 격동의 시대의 조직가가 되어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갔다(본지 3173호 중앙노동자조직위원회의 논문)”.

 11.1 집회의 핵심적 총화는 먼저 집회를 주최한 3개 노조의 이 시대에서 스스로와 일본 노동운동 전체의 변혁을 위한 선명한 결의와 결단이 집회의 획기적 성공을 만들어낸 최대의 힘이었다는 데 있다.

 국가권력과 자본이 한 몸이 된 전후 노동운동역사 미증유의 조직 멸종형 탄압을 되갚아주고, 직장에서 투쟁하는 산별노동조합운동을 재건하는 도전을 시작한 간나마지부, 관민연대·지역공동투쟁의 힘으로 오사카도구상(大阪都構想)3분쇄의 선두에 섰던 미나토고도, 코로나 위기에 편승해 JR의 대합리화 공격과 전면 외주화 공격에 맞서 반 합리화· 운전보안투쟁노선을 관철하는 조직의 확대로 싸워온 도로치바. 1980년대의 국철분할·민영화 공격 이후의 신자유주의 공격에 지지않고 싸워온 3개 노조는 새로운 시대의 계급적 노동운동의 결집의 축이 되어 “투쟁하는 노동조합의 전국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호소를 구체적인 모습과 형태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혁공동은 이 방침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그 실현을 위해 싸울 것이다.

 

혁명적 반전투쟁의 복권

 두 번째로, 11.1 집회는 3개 노조가 주최한 '개헌저지! 1만인 행진'으로도 이루어져 전후 일본의 계급투쟁에 있어 최대의 정치투쟁 의제인 개헌저지 대결전을 향해 '개헌·전쟁저지! 대행진'운동의 본격적 발전을 위한 전망을 열었다.

 우리는 지난해 1.1 어필에서 “개헌저지·일제타도”를 내걸어 개헌저지투쟁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2월 요코스카(横須賀)에서의 자위대 중동파병 저지투쟁을 시작으로 각지의 대행진운동이 반전 반기지 투쟁을 전개했다. 3.11 반원전 후쿠시마행동을 진행, 코로나에 편승한 ‘긴급사태조항’ 도입에 의한 개헌공격과 대결하는 3.22 신주쿠(新宿)데모가 전국결집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5.15 오키나와(沖縄)투쟁, 8.6~9 히로시마(広島)·나가사키(長崎)투쟁도 코로나정세 속에서의 자숙·축소·해체 흐름과 맞서며 이루어졌다. 코로나정세 속에서 격화되는 외국인 차별·분단공격, 장기수용·강제퇴거 공격과 싸울 입관투쟁, 전국수평동맹(全国水平同盟)을 선두로 하는 사야마투쟁(狭山闘争), 호시노 후미아키(星野 文昭)동지의 투쟁과 정신을 계승하고 옥사에 대한 국가책임을 추궁하는 국가배상소송과 재심관철투쟁, 농지 강탈공격과 싸운 나리타공항 폐쇄의 정세를 이끌어낸 산리즈카(三里塚)투쟁, 그리고 11.1 집회와 같은 날 행해진 주민투표에서 완전승리를 거둔 오사카도구상 분쇄투쟁. 이 모든 투쟁이 3개 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계급적 노동운동의 한 부분이 되어 '개헌·전쟁저지! 대행진'운동을 축으로 하는 거대한 정치투쟁을 만들어나갈 전망을 보여주었다.

 원래 3개 노조가 대행진운동을 제안한 배경엔 ‘일본 계급투쟁의 심각한 위기’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집단적자위권의 행사를 용인한 2014년의 7.1 국회의결과 2015년 안보전쟁법을 둘러싼 국회투쟁에선 결집한 수만 명이 국회 앞을 가득 매웠음에도 일본공산당을 비롯한 기성야당은 이 싸움이 실력투쟁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해, 모든 것을 ‘야당공동투쟁’노선으로 흡수했다. 이러한 운동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집지 않는 한 일본 제국주의의 개헌·전쟁을 저지할 수는 없었다. 이 위기는 지치로(自治労)4, 일교조(日教組)5를 비롯한 일본 노동운동의 결정적 후퇴가 만들어낸 현실이었고, 혁명적 반전투쟁의 복권은 계급적 노동운동의 복권과도 같았다.

 혁공동은 대행진운동의 발전을 쟁취하기 위해 개헌저지 정치투쟁, 계급결전을 조직할 수 있는 본격적인 노동자당을 위한 성장과 비약을 결의할 것이다.

 

국제연대투쟁의 발전

 셋째, 코로나정세 속에서 국제연대투쟁의 거대한 발전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민주노총, 미국의 ILWU(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과 UTLA(로스앤젤레스 교원노조)를 시작으로 대만, 중국,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등 세계 40여개국·지역의 200개가 넘는 노조·단체가 찬동과 응원을 전해왔다. 이 시대를 살아싸워나가기 위한 불가결한 요구로 세계의 노동자들의 단결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연대는 노동자가 계급의식을 회복하는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렌고(連合)6의 지배 아래서 오랫동안 후퇴와 정체를 거듭해온 일본 노동운동이 힘을 되찾는 것은 전세계의 노동자, 노동조합에게도 큰 힘이 된다.

 넷째, 특기해두어야 할 점은 청년학생, 그리고 여성의 새로운 결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캠퍼스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분단·고립된 채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하고 막대한 액수의 입학금·수업료를 낸 학생들이 사회의 변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비면제운동, 교토대학 처분철회투쟁, 학습회, 전진채널7, SNS 등 다양한 곳에서 신자유주의의 환상은 애초 존재하지 않았던 10대, 20대의 새로운 세대가 11.1 집회와 마르크스주의학생동맹 중핵파에 결집했다. “아베·스가의 개헌을 멈추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일부 리버럴 학자의 말이 아닌 우리 학생들의 힘”이라는 11.1 집회에서의 학생의 발언과 힘찬 데모는 많은 노동자들을 고무시켰다.

 코로나 위기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여성 착취와 억압을 극한까지 이끌었다. 의료·간호·복지현장에서 중심 역할을 맡는 많은 노동자들은 여성이다.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서 가장 먼저 해고되고 민곤에 놓여 생계를 빼앗긴 사람은 다양한 직장의 비정규 여성노동자였다. 그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와 전면적으로 비타협적 존재이며 가장 혁명적인 주체다. 11.1 집회에서의 의료·간호·복지노동자들의 흰 옷 데모가 권력·우익을 압도하고 거리의 주목과 공감을 모았는데, 이를 견인한 것도 여성노동자였다.

 혁공동은 26전총에서 시작된 당 변혁 투쟁의 결정적 핵심으로 여성해방투쟁을 노동자계급의 조직화와 지구당건설의 중요한 내실(內實)로 재정립, 실천하여 그 조직적 보장으로 중앙여성해방조직위원회의 재건에 착수해왔다. 그리고 지구당과 산별위원회의 결정적 지도부로 코로나위기 아래서 싸워온 여성동지가 등장해 ‘여성해방=노동자계급의 완전해방’이라는 투쟁의 선두에 서있다. 이 점을 26전총으로부터 1년 남짓한 기간동안의 당변혁의 전진이라 확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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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세한 내용은 2017년 11월 19일자 민중의소리 기사 ‘쇼크 독트린, 자본은 어떻게 재난을 이용해 배를 불렸나?’ 참고.텍스트로 돌아가기
  2. 도로치바가 1970년대에 확립한 합리화반대노선. 장시간 노동과 안전 위협, 노동자의 단결을 파괴하려는 국철자본에 맞선 투쟁.텍스트로 돌아가기
  3. 일본의 오사카(大阪)시와 오사카부를 폐지하고 오사카도(都)를 신설하려 했던 계획. 오사카 유신회의 마츠이 이치로가 오사카부지사에 당선되며 추진되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텍스트로 돌아가기
  4. 일본의 공공부문 산별노조.텍스트로 돌아가기
  5. 일본의 교직원 노동조합.텍스트로 돌아가기
  6.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텍스트로 돌아가기
  7. 前進チャンネル, 중핵파의 유튜브채널.텍스트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