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지중해연안의 도시들


여행을 하다보면 장거리이동이 많다.

열시간쯤 걸리는 곳은 거의 밤버스를 이용하는데 초저녁쯤 출발하면 다음날 오전에 도착할 수 있다.

저렇게 창틀에 다리걸치고 팔자좋게 자는 행운은 드물다.

오천평의 아줌마와 유리창사이에 끼여가지만 않으면 다행이지만,

인심좋은 아주머니를 만나면 낯선도시에서 홀로 헤매는 대신, 따뜻한 가정으로 초대받는 행운이

있기도 한다.


장거리 이동 후

새로운 도시에서 만난 컨티넨탈식 아침

 


한창 흐리다 운좋게 맑은 날

에페소스 신전으로 가는 도중이었다.

도보로 가면 두시간 정도 걸린다.



가는 도중. 멀리 보이는 성에 매료되어

또 샛길로 새버렸다.


가는 길에 주렁주렁 달린 오렌지들.

우리나라의 가을이 올 때쯤엔 지중해에서 가장 맛있는 오렌지를 맛 볼 수 있다.

길거리의 오렌지 석류 그냥 따먹어도 상관없으나 재배하는 농장에선 눈치껏.. 양해를 구할 것.

오렌지 밭의 오렌지를 따다 왠놈의 개가 달려들어 봉변을 당했다.

부리나케 달려오신 농장아저씨가 집으로 데려가 차이를 권했다.

멀리보이는 성에 가려면 오늘내로는 힘들다며 아드님의 오토바이를 빌려 에페소스신전으로 데려다주었다.

용솟음치는 친절이다.


입장권을 끊고 에페소스에 막 들어오자마자 식은땀이나고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오래걸은탓이다.

비실거리며 에페소스를 나와 가게를 찾아헤메이는데 꼭 필요할 때는 보이지 않는다.

동네영감님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천막으로 들어가 상황을 설명하자 뜨거운 물에

설탕을 가득 타서 가져다 주었다.

제정신이 돌아 올 동안, 혈당계를 꺼내어 영감님들께 서비스차로 혈당을 재어주는데..

스무명 가까운 영감님들 중 대부분이 당뇨, 또는 내당능장애에 열명정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날 의사라도 된양 온동네 영감님들 혈당체크를 해주고, 심각하게 조언도 해주고,

애플티, 은으로 된 수저, 티컵, 말린대추, 로쿰, 과일 등 가져가기 힘들정도의 선물을 받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기름진 음식과 지나치게 단 디저트에 걷는것을 천하게 생각하는 특성으로

당뇨환자가 많다고 한다. 국가에서도 당뇨환자들을 위한 식품에 신경을 쓴다는데, 글쎄..

이 동네 영감님들은 그런 식품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금방 영감님의 보석가게.

마누라가 셋이나 있다며 은근히 재력가임을 자랑했다.

금방에 일하는 이 아가씨의 사진을 오빠한테 꼭 보여주라며, 맘에 들면 데리고 가란다;;

선물덕에 짐도 무겁고 몸상태도 좋지않아 아들을 시켜 멋진 차를 타고 집까지 배달(?) 해주었다.


금방집 아들 튠자이와 드라이브 중..

친구라는 간이 샌드위치점 사장님.

정말. 정말.

정말로.

맛있었다 -ㅠ-..

영감님들께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내려주기는 했으나.. 내심 걱정이 된다.

가는 마을마다 계속계속 스트립을 낭비하는 덕에. 이집트에서는 완전히 떨어지게 되었다.

카페나 동호회 등에 계속해서 가져다 줄 여행자들을 찾았지만, 정체모를 주사들과 마약에 대한

우려로.. 아무도.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이래나저래나. 마이 브라더는 이집트로 와야만했다.


터미널 내의 매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