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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명

아치

 

병헌이랑 따로따로 청소년 성명을 써 보기로 했어요.

세상의 모든 것을 코미디로 만드는 코미디 클리셰에 분노하지만, 가끔은 코미디가 지닌 공감주술의 효과를 고민해 봅니다.

 

 

 

청소년 성명

 

무식한 ‘맹세’씨!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청소년한테 왜 사랑을 강요하니? 왜 이러니, 왜 이러니?

 

정부와 행정자치부의 공무원 나리님들. 그리고 이 땅에서 교육자 행세하는 선생님들! 도대체 사랑이 뭔지 알기나 하세요? 사랑을 개뿔도 모르면서 왜 사랑을 가르치려 드세요? 저희 청소년들이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드릴 테니까 귓구멍 청소 잘 하고 똑똑히 들어두세요.

 

사랑은 폭력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나를 사랑하라. 그렇지 않으면 ‘사랑법 시행령’을 만들어 강제로 사랑하게 만들겠노라. 내게 몸과 마음을 바쳐 사랑을 맹세하고 내게 절을 하라.” 라고 말한다고 쳐보세요. 그 어렵다는 개그맨 시험 안 보고도 곧바로 개그맨이 될걸요? 그런데 낯 뜨겁게도 국가는 청소년에게 국가가 직접 국가 사랑법을 가르치겠다며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 안에 덜 떨어진 ‘국기에 대한 맹세’를 우겨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이젠 그 거침없는 사랑의 이단 옆차기 거부할래요!

 

왜 이러니, 왜 이러니? 사랑은 폭력이 아닌데 왜 무조건 너만 사랑하라고 강요하니?

 

사랑은 소유가 아니에요. 거리를 떠도는 도둑고양이 어미도 제 새끼에게 “넌 내가 낳았다. 그러니까 넌 내 꺼야. 엄마의 사랑에 보답해야지! 내 눈에 흙 들어가지 전까지는 넌 내 소유야.” 라고 우기지 않아요. 하물며 짐승도 그러지 않는데 국가는 청소년을 소유물로 여겨요.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지옥 같은 입시 제도를 선물인 양 던져주고, 다 자식같이 여기기 때문에 때린다며 “내 자식 내가 패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논리로 청소년 인권 침해를 정당화해 주지요. 그리고 이제는 ‘대한민국 국기법’까지 만들어서 청소년의 몸과 마음까지 소유하려고 하는군요. 낳아줬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일 수 없듯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이 국가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야하는 국가 재산이 될 순 없어요.

 

왜 이러니, 왜 이러니? 사랑은 소유가 아닌데 왜 무조건 몸과 마음을 달라고 하니?

 

나라 사랑은 개인의 의무가 아니에요. 그것은 개인이 갖는 소중한 권리라구요. 그런데 주권을 가진 국민을 사랑해야 할 의무에 충실해야할 국가는 지금까지 무슨 짓을 했나요? 제 멋대로 이라크 파병하고 FTA 체결하고 사회 양극화시키고 부동산 값 폭등시키고 교육 망쳐 놓고는 무조건 국가 사랑이 의무라구요? 청소년에게 지옥 같은 미래만 남겨주면서 무조건 충성하라구요? 싫어요. 그 따위 거짓 맹세는 싫어요.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사랑할 수 없는 짓을 할 때는 서슴없이 비판할 수 있는 청소년을 기르는 것. 그게 바로 희망이고 교육이라구요.

 

왜 이러니, 왜 이러니? 나라 사랑은 의무가 아닌데 왜 법으로 강요하니?

 

 

 

행정자치부는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삭제하라!

아울러「대한민국 국기법」에 포함된 ‘국기에 대한 경례’ 조항도 삭제하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국가주의 교육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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