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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 오재환의 로스팅 적응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을까페 이따는 커피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있습니다.

 

옛날옛날에, 처음 로스팅을 시작할 때 이 블로그에 글도 올렸었어요. 이게 벌써 3년 전이네요. 그 이후로 다른 소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도 꾸준히 저희는 우리 까페에서 먹을 커피를 우리가 직접 로스팅하고 있습니다. 저도 몇 달 전에 까페 관리를 맡은 이후부터, 로스팅을 조금씩 배우며 익히고 있어요.

 

이건 얼마전에 보선과 제가 함께 로스팅하던 사진이에요. 스마트폰 카메라로 밤에 찍어서 화질이 아주 좋진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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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저 통 안에 생두를 넣어 불 위에 놓고 빙빙 돌리면서 볶는 거예요. 그냥 돌리면 볶아질 것 같지만, 이게 해보니 쉽질 않더군요ㅠ.ㅠ 어느 정도 속도로 돌려야 하는지, 불조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느 타이밍에 멈춰야 하는지 등등. 사실 지금껏 제 몸뚱아리는 뇌를 지탱하는 기능만을 주로 해왔던 것 같은데요, 로스팅을 배우면서 단순해 보이는 작업 하나를 하기 위해서도 내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익히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어려웠던 점 한 가지는, 안에 있는 원두가 골고루 익으려면 돌리는 속도가 좀 일정해야 하는데요, 돌릴 때 팔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속도가 제어가 안되더라고요;; 저도 제가 그렇게 통을 못 돌릴 줄은 몰랐어요. 하여튼 이렇게 되면 볶아진 원두의 색깔이 고르지 못하고 가끔 호프집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석기시대 초콜릿마냥 알록달록하게ㅠ.ㅠ

 

그리고 로스팅을 멈추는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아요. 원두의 종류에 따라 최적의 맛을 내는 포인트를 잡아서 거기까지 로스팅을 해야 하는데, 초보자인 저는 이게 어느 정도 익은 건지 감을 잡기가 좀처럼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중간 중간 로스팅을 멈춰서 확인을 하게 되면, 원두가 열을 받다가 말다가 해서 겉만 타버리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때로는 너무 덜 익히기도 하고, 때로는 태우기도 하면서, 요사스런 맛을 내는 커피를 다량 생산했답니다. 그래도 요새는 로스팅 포인트를 세세하게 조절하지는 못해도, 중간 정도의 로스팅은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여튼 통을 돌려서 다 볶은 후엔, 재빨리 식혀줘야 합니다. 안그러면 안에 열이 남아 있어서 불을 끈 뒤에도 원두가 계속 타거든요. 전에는 다 볶은 원두를 체에 받쳐서 선풍기 바람을 쐬어 줬는데요, 선풍기 높이에 맞춰서 체를 들고 계속 흔들어 주느라 허리가 아프곤 했는데...

 

최근에 우리에게 커피 로스팅을 알려 준 도영이 이런 걸 만들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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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구할 수 있는 환풍기와 목재를 이용해서 만든 원두 냉각기예요. 써보니, 선풍기 쓰던 시절과 비교하면 산업혁명이네요. 여러분에게 이 차이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만... 여튼  신세계를 접한 느낌입니다. 원두가 식는 속도도 너무 빠르고요, 몸도 너무 편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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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게 제가 볶은 원두예요. 상태가 A급은 아니지만, 쓸 만하게 생겼죠? 이젠 맛도 제법 괜찮답니다. 앞으로 계속 팔아프게 볶아서, 힘을 덜 들이고도 더욱 양질의 원두를 볶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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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갑자기 오늘 이 얘기를 왜 꺼냈냐 하면,

 

이제는 이 원두를 여러분에게도 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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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많은 관심과 사랑과 입금 부탁드려요!

 

* 배송을 받을 분은 10000원 이하 주문일 때만 택배비 2500원을 받고요.

* 수익금은 까페 운영 및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활동에 쓰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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