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아이돌 위주의 노래 프로와는 다른 모습의 시도는 언제나 아름답다. 그것이 의도를 하는 바가 무엇이든지, 그 결과가 무엇으로 나타나던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방식을 깨고 새롭게 한다는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롭게,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는 도전 정신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다. 이번 나가수의 모습은 생방송이라는 형태를 빌려 대중에게 생생한 긴장감을 전수하고 시청하는 대중과 현장에서 보는 대중간의 괴리를 분리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ARS를 통해 가수간의 순위 경쟁을 받아 생존과 탈락의 형식으로 그 자리를 빛내는 가수를 선정한다고 했다.

 

나가수의 방식을 자본주적 경쟁 방식을 가수에게 도입한 것이라고 혹자는 말하지만, 순위라는 형태로, 대중의 인지도라는 의미, 이것을 줄여서 인기라는 것으로 본다면, 그 인기가 떨어지는 가수는 언제나 대중에게서 사라져 왔다. 다만 그 기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이는 탈락, 또는 고별의 의미를 두었다고 하더라도 방송을 탄다는 것으로 그 인지도는 올라갈 수 도 있기에 무명의 가수들은 자신도 불리어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자본주의시대엔 자본주의적 방식은 늘 우리 곁에 있어 왔으며, 시대의상황은 자본주의적 경쟁관계 속에 언제나 놓여 있기 마련이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한, 존재가 있는 현재에 그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나가수2의 모습에서 재미있는 것은 ARS와 현장투표로 순위를 결정하고 고별과 왕중왕 진출자를 가린다는 것이다. 이번에 도입이 된 것은 ARS라는 방식일 뿐 현장투표는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투표의 모습은 대중의 인기, 선호도에 따라서 그 결과는 인지하는 방식과는 무관하게 나타난다. 개개인의 취향, 가수의 선호도에 따라, 그리고 투표를 하고자 하는 투표권자의 의지에 의해서 결정이 난다. 실력은 그 다음이다. 한번 두 번의 경연으로 그 인물에 대한 평가와 그가 하고자 하는 어떠한 태도는 인기를 끌기 위한 일시적인 태도이며 타협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무엇이든지 다 해줄 것처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번 나가수의 1위는 이수영이다. 이번 경연장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의 복귀를 바라는 열성팬들은 다른 다섯 가수들을 압도 하고 남을 것이다. 실제 나가수의 모습에서,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타났던 모습은 대부분이 인지도에 의한 투표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거방식을 노래경연장에 도입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자신들의 개인적인 주관으로 인한 순위설정에 무관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며,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방편이지만, 민주주의 형식의 도입을 빙자한 또 다른 왜곡의 모습을 보여 줄 뿐이다.

 

나가수의 인기는 아직도 꾸준히 유지 될 것이며, 한동안 그 가치로 인하여 방송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방송의 피디는 MBC파업이 해결되기를 기다렸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12월 종방을 위한 배수진을 치고 시작을 하기 위해서 4월 29일에 시작 하게 됐다고 한다. 종방을 위한 프로그램의 진행은 파업을 하는 동지들에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그 결과는 사장만 좋을 일을 시켜주었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그 모습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자리를 지켜야 만하는 사람들의 축을 무너뜨리는데 일조 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노조가 파업을 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생산의 현장이 멈추게 하는 것이다. 이 생산라인이 버젓이 가동한다면 파업의 힘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

 

어제 방송은 즐거운 마음으로 봤지만, 술이 깬 후에 머리가 아파온다. 나도 아직까지 이 세상을 뒤 엎을 수 있는 그릇이 되고자 안다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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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7 08:54 2012/05/0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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