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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0
    노동과 세계 기사 노동자 문예운동 뾰족한 수가 없네요(1)
    투쟁국장

노동과 세계 기사 노동자 문예운동 뾰족한 수가 없네요

노동자문예운동...“뾰족한 수가 없네요”
[사람과사람] 이정범 광주전남 보건의료노조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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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 
“좀 달리하면 안 되냐?”, “집회대중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집회방식은 없냐?”라며 볼 멘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소문 끝에 광주의 한 노동자 문예일꾼을 유선으로 만났다. 이정범 광주전남 보건의료노조 문화부장이 그다. 34세 총각이며 비정규직 해고자인 그는 “제가 뭐 압니까”라며 대번 쑥스러워 한다. 민중가요 ‘나 답게’를 즐겨 부른단다. 노래가 짧아 술자리에서 부르면 안성맞춤이라는 이정범 문화부장.
대중가요는 아는 것이 없고 트로트 몇 곡정도 알고 있단다. 연애하기 쉽지 않겠다. 그러나 노동자 문예운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게 묻어난다.
이 부장은 98년도에 문예활동을 시작했다. 첫삽을 뜨기 이년전부터 문예운동 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학교선배가 ‘광주노동자문예운동연합’(광노문연)에 몸담고 있었는데 선배와의 관계를 통해 그도 광노문연과 인연을 맺었다. 광노문연은 현재 “14기까지 내려오는 전통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처음에는 사람도 무척 많았고 사업장 소속 일꾼들의 분포도 다양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당시는 극패, 소리패, 문학패, 그림패, 풍물패 등 다양한 문화패들이 존재했단다. 하지만 지금은 노래패, 율동패, 풍물패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2006년도에 영상패가 구성된 정도”라며 씁쓸함을 내비친다.
광주지역 현장에서는 금호타이어,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판매 노조가 활동력을 보이고 있고 현장에 노조가 있건 없건 간에 문예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공단 외곽 패’라는 틀로 모아내는 노력도 한단다. 나름대로 짜임새를 갖춘 지역이 아닌가 싶다.
문예활동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랬다. “문예활동도 우리 운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쟁 자체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다 담아내지 못하는 측면을 문예활동이 제공해 줍니다. 그에 복무하는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너 나 없이 모든 투쟁에 적극 참여하려고 노력합니다. 문예일꾼 중에는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도 있고 한국노총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운동조직과 달리 문화는 품이 크기 때문에 날카로운 대립은 그다지 없는 편입니다. 즐겁지요. 문예일꾼들은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남들 하는 활동도 다 해야지요”라고 말한다. 그가 가진 열정이 뚝뚝 묻어난다.
이 부장과 같은 이들이 여전히 노동자 문예운동을 가꾸고 있겠지만, 분명 침체기를 겪고 있는 듯하다. “문예운동 일꾼들을 배출하는 토대는 약화되었는데 문예일꾼들의 역량을 다른 운동영역으로 전환시켜 달라는 현장의 요구가 많습니다. 그렇게 역량이 빠져나가는 반면 새로 충원되는 규모는 작습니다.” 그런 이유로 점”차 운동 저변이 약화되고 있다”며 걱정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점차 회복되면서 “다시 성장하고 있다”며 희망을 전한다.
나는 그와 함께 다시금 노동문화, 투쟁문화를 생각해 본다. 그는 “길놀이, 노래, 율동, 상징의식 이 수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과 호흡하고 대중을 주체로 세우는 투쟁문화 노동문화를 고민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네요...” 라며 말을 흐린다. 서로 묘수가 없는 상황에 대해 공감한다. 광주는 집회 때 현장문예패가 많이 출연해 그나마 상호호흡이 생기지만, 요즘은 전반적으로 “전문역량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인 것 같다”는 공감도 나눴다.
끝으로 기자는 그에게 “전국 문예일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냐”며 상투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그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한다.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뭔가 또렷한 마침표는 필요하지 않은가 싶어서 은근히 그를 몰아세웠다. “어떤 답을 달라는 것도 아니니 편하게 말씀 하세요.”
그는 문예활동가들이 자주 모여서 실천적으로 경험과 의견을 나누고 함께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단다. 정답이다.

박성식 기자 bullet19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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