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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 통신>에 실린 비평 글 사과하라고? 정치적 웃음으로 답하며

  • 분류
    정치
  • 등록일
    2011/09/16 00:45
  • 수정일
    2011/09/16 00:47
  • 글쓴이
    코나투스
  • 응답 RSS

* 과거 사노위 시절에 쓴 글

 

<사회주의자 통신>에 실린 비평 글 사과하라고? 정치적 웃음으로 답하며

- 사노위가 직면한 다수파, 소수파 문제에 대해 -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  정책선전국원 남궁 원

 


 

 

문제의식 - 강령토론과 조직 원칙 문제

 

1년간의 공동 활동 경험을 정리하고, 이제 사노위는 당 건설 추진위를 향하고 있다. 사노위는 전국적인 공개 강령토론을 5월부터 시작한다. 강령 쟁점은 사노위 신문에서 다루고 있어서, 사실상 공개적인 사상 이데올로기 논쟁은 벌써 시작됐다.

강령 논쟁은 우리가 건설할 당 추진위원회가 ‘마르크스주의의 어떤 (개량주의) 역사를 떨쳐버리고, 어떤 (혁명주의)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려고’ 하는 가를 분명히 하는 문제다. 그래서 중요하다. ‘높은 수준의 이론’을 토론하다보니, 공부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에 비해 사노위 안에서 벌어지는 조직 운영 원칙과 활동 문제들은 공개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조직 운영과 활동은 과거 조직 활동 경험에 비추어 판단한다. 정치 노선에 비하면 조직 원칙 문제들은 부차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강령 문제는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말을 하면서도, 조직 문제는 ‘점잖은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 추진위 건설을 하면서 우리는 이 모순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사회주의 정치조직의 생성과 분열, 파산 선고를 접할 때, 흔히 듣는 말이 바로, 서클주의, 종파주의, 조직이기주의, 패권주의라는 용어다. 주로 조직문제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조직문제는 정치문제”다. 조직문제는 정치노선 문제와 기계적으로 분리될 수 없고,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금 사노위 안에서 조직 문제 보다 더 복잡하게 꼬인 문제는 없다. 사노위 출범부터 경기 지역/분회 건설 문제, 가입원서 거부 논쟁, 2기 중앙위원회 구성 문제, 단일지도부냐, 연합지도부냐 등 많은 시간을 조직 문제를 둘러싼 토론(?)에 힘쓴바 있다. 이러한 논쟁은 당 추진위 조직원리와 규약을 다루는 정치적 문제다. 나는 강령문제 만큼이나 ‘조직 활동의 원칙’ 문제 또한 공개적으로 토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가 종이 회원이 아니라면 회원 가입 자격과 활동 문제, 현장 분회 활동 문제는 반드시 다루어야 할 문제다.

 

어떻게 보면 고작 한줌밖에 안 되는 사회주의자들 간에 미묘한 조직 입장과 해석의 차이로 다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논쟁을 통해 현 정세를 돌파하고, 실질적인 당 건설 추진위 운동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강한 조직은 그 자체가 사회주의 정치 운동조직의 생존 조건이다. 특히 사노위가 계급의 ‘투사’ 들과 함께 당 추진위를 건설하려면, 폐쇄적인 내부지향이 아니라, 더욱 공개적인 논쟁을 통해, 대중 앞에 당 추진위 투쟁 주체로 단련되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당 추진위 건설’이지, 사노위 존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는 사노위가 구 조직들의 산술적 · 기계적 연합이 아닌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의 정치적 집중력을 가진 조직으로 나가기 바란다. 나는 이러한 정치적 판단 아래, <사회주의자 통신> 창간호에 실린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소책자 비평 글과 관련한 조직 내 논란을 검토하면서, 의견을 개진한다.

 

 

조직 논란 :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 소책자와 공상적 사회주의 비평 글

 

사노위 2기는「사회주의, 지금 여기에!」대중용 소책자를 발간하면서, 전 조직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배포 판매하고 있다. 소책자는 △ 왜 사회주의인가 △ 사회주의, 바로 이런 사회다 △ 사회주의, 가능한가 △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바로 이런 당이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 <사회주의자 통신> 온라인 신문은 소책자 비평 기고 글을 실었다. 비평 글은 사노위가 발간한 “소책자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기본정신은 사회주의의 혁명적 전통을 계승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주장을 펼쳤다. 조직 명의로 중앙에서 발간한 소책자를, 서울지역 한 집행위원이 전면 비판한 것이다. 당연히(?) 비판 글 주장을 둘러싸고 사노위 조직 안에서 논란이 뜨겁다.

자, 이제 우리 조직 안에서 비평 글 반대를 하는 동지들이 어떤 정치적 주장을 하는지, 그 정치적 함의를 들춰보자.

 

첫 번째 반응. 비평 글은 사노위 조직 사업을 파괴하고 부정하는 행위다. 비평 글 사과하고 삭제해야 한다.

두 번째 반응. 조직에서 낸 소책자를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규정했다. 생산적 비판이 아니라 근거 없는 비난이다.

세 번째 반응. 조직 내부에 먼저 문제제기를 해야지, 서울지역 공적 조직 기관지에 조직을 비난하는 비평 글을 게재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정치조직은 추상성이 높은 정책 이론과 구체적인 현실 정치 투쟁 사이의 접목을 둘러싸고, 내부 불일치와 견해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정치조직은 실천투쟁을 하기위해서 토론과 논쟁을 하게 된다. 정치토론과 논쟁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논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책자 전체적인 기조가 “공상적 사회주의다”라고 주장하면, 다른 쪽은 반대 명제를 들어 소책자는 “공상적 사회주의가 아니다”라고 논증을 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정치조직 토론과 논쟁은 정치적 논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의 문건이나 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필자의 선언(宣言)적 주장과 주장의 내용을 구성하는 논거를 구별하는 것이다. 그리고 논거의 내용을 살펴야 한다. 선언적으로 주장된 것들에 대해서 그 내용의 일관성을 따져보고 내적 모순들을 드러낸 후 이데올로기적 배경을 추적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정치적 심리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비판을 하면 된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반응들을 보라. 사노위 중집과 서울지역 다수파 운영위원은 비평 글에 대해 정치 토론 논거가 없는 채, 단지 도덕적인 감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조직 사업을 파괴하고 부정했다” “조직 내부에 먼저 문제제기” “근거 없는 비난이다”는 말 뿐이다. 정치적 대화와 토론은 사라지고, 조직에는 어두운 암흑과 침묵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반응은 심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심리적 배경은 지켜야 할 ‘그 무엇’과 관계된다. ‘그 무엇’은 바로 사노위 중앙의 권위다. 그래서 사노위 중집은 예정된 소책자 사업을 중단하는 ‘정치적 태업’을 결정하고, 서울지역 다수파 운영위원들은 비평 글 게재를 ‘조직 사업 부정· 파괴 문제’로 접근한다.

표면상 이 문제는 1차적으로 ‘조직사업 운영과 비판의 자유’로 대립된다. 그러나 나는 비평 글을 쓴 한 회원의 정치적 행위, 즉 중앙 소책자 내용 중 사회주의 상(像)에 대한 사상 투쟁인, ‘비판의 자유’를 방어하면서, 더 근본적으로 접근한다.

이 문제는 바로 사회주의 정치조직 운영원칙이다.

 

 

조직운영원칙: 다수파와 소수파 문제

 

하나의 정치조직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그 조직을 구성하는 성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성원들의 산술적 합이 곧 하나의 조직을 형성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조직 전체와 개인/부분의 관계를 모색해서 조직 활동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개인의 권리와 (조직 활동) 의무, 소수파와 다수파, 분파의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는 가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정치조직의 조직운영원리는 계급성을 보장하고, 민주주의 성격을 전제로 하면서 중앙집중주의를 원리로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민주집중제다. 민주집중제는 조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토론과 비판의 자유, 행동의 통일로 요약된다. 일반적으로 행동의 통일을 위해, 토론 종료 후에 소수파는 다수파의 견해에 따른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조직 내 소수파의 권리보장이다. 소수파는 다음 총회에 다수파가 되기 위해 조직 내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할 자유를 가진다. 이것은 조직 내 언론과 문건 발행으로 나타난다. 소수파의 언론과 문건 발행은, 일정한 원칙이 있는데, 내용상 노동계급의 이해를 부정하거나 해가 미치지 않는 이상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정치조직의 내용적 통일성은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정치 토론과 조직원의 실천적 행위 속에서 획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수파와 소수파의 의견대립과 논쟁을 공개화하고, 논쟁의 대립 측면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두뇌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번 비평 글 정치적 논란은 사노위 중앙(다수파)과 서울 집행위(소수파)의 정치적 구도로 시작됐다. 비평 글 게재가 있고, ‘바로’며칠 후 사노위 중집과 서울지역 다수파 운영위원들의 정치적 의견이 모아졌다. 조직사업 부정· 외부화 · 파괴, 사과, 삭제 요구로. (서울 임시운영위에서 삭제 요구는 빠졌다)

오직 조직 중앙 사업 권위에 기댄 다수파의 관료적 해법, 실용적인 해결 접근 방식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정치적 오류다.

 

 

해결책 : 정치적 오류 인정

 

1924년 11월 말, 트로츠키는「우리의 견해의 차이」라는 문건을 당 다수파(스탈린)에게 반론을 제출했으나, 그 문건은 공개되지 않고 삭제되었다. 또한 스탈린과 부하린 투쟁에서 드러났듯이, 스탈린에게 ‘소수파의 권리’는 오직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고 당 다수파 입장을 받아들이는 것뿐이었다.

 

역사적으로 정치조직(당) 내적 통일의 필요성은 광범위한 노동계급투쟁에 복무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을 때뿐이다. 정치조직 안에서 크던 작던 정치적 논쟁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다수파와 소수파는 항상 있다. 그리고 정치적 논쟁의 성과는 계급투쟁의 무기로 이어진다.

중집과 서울지역 다수파 운영위원은 비평 글 내용이 어떻게 조직의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했는지 공개적으로 논증해야 한다.

지금 사노위 안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정치적 오류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오류를 저지른 것 보다 오류를 분석하지 않는 것이 더 심각하다. 중집과 서울지역 다수파 운영위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오류를 반성하지 않고, 여전히 비평 글이 조직의 사업을 부정 파괴했다고 주장한다면, 나는 이제 ‘정치적 웃음’으로 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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