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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넘게 미누랑 같은 지붕 밑에 산 제프입니다.

저는 미누와 함께 살기 오래 전부터 미누의 팬이었습니다. 홍대에서 운영하는 MWTV 행사 때, 이름은 모르지만 키가 작아도 은 인상을 주는 가수가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폭발시키는 모습을 봤습니다.

미누와 같이 사는 건 같이 살아도, 꼭 미누를 잘 알게 되는 경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누가 너무 바빠서 집에 잘 없기 때문입니다. 미누를 보려면 MWTV 사무실에 가거나, 이주노동영화제에 가거나, 먼 지역에서 하는 미디어 교육에 참가해야만 했습니다. 미누는 맨날 미친듯이 너무 바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미누와 내 활동에 비교하면서 감동을 받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제가 볼 때 미누가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활동가의 범이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저는 평택 송탄에서 일했습니다. 거기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줌마를 우연히 만나서 친해졌어요. 평범한 한국 아줌마는 아니고, 삼십년쯤 미국에서 살다가 온 사람였는데, 불행한 일 때문에 억지로 한국에 살게 된 외로운 친구였어요.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마음과 태도, 말까지 완전히 켈리포니아 사람 같았습니다.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 못 살아서 우울증이 생기고 사회적으로 소외도 많이 당했어요. 나랑 얘기할 때마다 미국에 살았던 생활을 그리워, 한국에서 동화하기 힘들다고 자주 얘기를 했어요. 어느날 아줌마가 텔레비에 나온 대단히 인상적인 방송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한국에서 하두 오래 살아서 한국사람처럼 말하고 한국 문화에 완전히 동화된 네팔 가수의 인터뷰였는데, PD가 그 가수에게 자신을 네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대요. 그러자 그 사람은 나는 네팔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세계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더랍니다.

아줌마는 저한테 그 인터뷰에 대해 이야기 해주면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현실을 뛰어넘어서 논리있게 말하는 그 사람에게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저도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를 감동시켰던 그 가수가 바로 제가 알고 있고 존경하는 미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누는 정말 한국과 세계를 이어지는 다리입니다. 재의 한국이민정책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에 불을 질러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국적을 넘어서 존재하는 미누 같은 사람의 상황은 앞으로 모든 사람의 현실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실행하고 있는 이민정책의 지금의 부정적인 현실을 인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 정당하고 다양한 사람을 인정을 할 수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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