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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지>

  • 등록일
    2012/03/18 09:28
  • 수정일
    2012/03/18 11:39

어릴 적에 저 드라마를 보고

어린 마음에도 이지은(현지 역)한테 푹 빠졌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본 드라마.

<첫사랑>보다 1년 빨리 방영했었다는 게 의외.

(대본은 둘 다 故 조소혜 작가가 썼다고 한다.)

 

또 의외였던 게, 배용준의 눈이 <첫사랑> 때보다 크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이, 거짓말 좀 보태서 <첫사랑>에서보다 1.5배는 큰 것 같다.

안경 때문일까,

아니면 <첫사랑>에서는 지적이고 날카로운 캐릭터였어서

순해 보이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팍 준 걸까?

어쨌든 <첫사랑>에서보다 표정이 풍부해 보여서(일단 잘 웃는다) 괜찮더라.

그 밖에는 <첫사랑>과 비교하면 목소리 톤이 더 높아서

그래서인지 "네에..."하고 대답하는 것도 <첫사랑>에서만큼 거슬리진 않는다.

(<첫사랑>에선 그 대사 뱉을 때마다 거슬렸다.

캐릭터에 안 맞게 모자라 보였달까 -_-...)

 

그리고, 이종원이 귀국하는 장면에서 느낀게,

'저 양반 옛날 스타일은 장동건이었구나!'

(아마 큼직한 눈 때문에 더 장동건이 떠올랐지 싶다)

나한테 그 배우는 '모질고 독해 보이는' 이미지였는데

이 드라마에서 보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

적어도 저 장면에서는 헤어젤을 바른 짧은 머리랑

각진 턱과 부리부리한 눈에 정장 차림이 어우러지니까,

단정하고 반듯한 인상이었다.

이종원이란 배우가 저 시절엔 저렇게 생겼었구나 하고 놀랐지.

 

그 밖에도 여러 배우를 보면서,

옛날엔 배우들 얼굴이 개성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가 까무잡잡한 배우도 있고

(하긴 이본이라는 배우도 일부러 태운 것 같은 피부였지),

이지은도 확연히 눈에 띄는 외모고,

다들 미인이 아니라는 건 아닌데, 튀는 부분이 하나씩은 있더라.

 

박상민은 <자이언트>란 드라마에서

동생이 누군지 안 뒤에 "미주야...미주야!" 하는 부분을 보면서

확 전율이 일었던 뒤로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에서도 눈빛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멀뚱멀뚱 떠서 어리버리해 보이는 눈이

단번에 매섭게 가라앉은 눈매로 바뀔 때,

(사람에 따라선 그걸 보고 눈에 힘만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캐릭터의 분위기가 아예 달라졌다는 느낌이었다.

인호가 기억을 잃은 시기에는

(기억을 잃어서 저런다는 걸 알기 전에도) 어디 나사가 하나 풀렸단 걸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고.

다만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에 목소리를 낮게 깔고 얘기할 때는

원인을 딱 짚어 말하진 못하겠는데, 좀 오글거리더라 6-_-`.`.`.

 

이지은은 참 개성 있는 얼굴.

모난 데 없이 둥그스름하고 자그마한 얼굴에,

내 눈의 2배는 되어 보이는 크고 동그란 눈과 또렷한 쌍꺼풀,

숯덩이처럼 짙은 눈썹과 도톰한 입술이 오밀조밀 다 들어간다!

중성적 이미지는 짙은 눈썹이 한 몫 한 거 같은데...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꼭 다물고 있는 걸 보면,

어떻게 보면 길 잃고 다친 강아지처럼 앳되고 불안해 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은근히 색기가 흐르는 것도 같다.

저 외모 때문에라도 저 캐릭터는 이지은 아니면 못했을 것 같다.

근데 캐릭터는 (어릴 땐 남장여자라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은데...)

조직의 보스한테 작정하고 들러붙은 악질 꽃뱀이다!!!!!!!!!!!!!!!!!!

조연이 아니었다면 조직을 떠난 사연을 보다 풍부하게 해서

(어머니가 아픈 거 + 보스의 사랑을 못 받아주는 게 미안해서)

악질 꽃뱀은 모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드라마가 기대한 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여자 주인공이 너무 청승맞아서

주요 사연이 아주 구질구질하더라고 -_-...

(남자 주인공의 아이까지 임신한 마당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거 같으니까 떠나놓고는,

그 남자한테 미련을 못 버려서 그 남자가 자길 버릴 리 없다 이래싸니...ㄱ- )

그래서 나중에는 이지은, 박상민 나오는 부분만 봤다.

뭐, 그래도 추억을 더듬어 본다는 점에선 의미 있는 드라마.

 

 

 

덧) 근데 현지가 소매치기 하면서

손을 편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윗니가 드러나도록 입술을 일그러뜨리는 건,

대체 왜 하는 거지?

처음엔 대풍이나 인호한테 신호 보내는 거려니 했는데,

자기 혼자서 할 때도 그러더라?

캐릭터의 특색을 살리기 위한 장치겠거니 싶긴 한데,

극 중에서 그래야 할 실용적인 이유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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