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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은 여기에

  • 등록일
    2012/04/03 23:39
  • 수정일
    2012/04/04 19:32

1. 종범 甲 은퇴

진심 만우절 구란 줄 알았음.

어릴 때는 저 양반만 아니면 유지현 선수가 최고 유격수 소릴 들었을 거 같아서

되게 얄미워했는데,

일본 갔다가 돌아온 뒤로는

그 때만 못해서 괜스레 짠했던 선수.

2009년 타이거즈(해태+기아)의 V10에 기뻤던 것도

어느 정도는 종범 甲의 마지막에 어울린다 싶어서였다.

화려하게 불태워서 클래스를 입증하면서 은퇴하기를 바랐던 거지.

그러나 그는 '박수칠 때 떠나는' 사람이 아닌 '박수칠 때 더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2011년까지 뛰고 올 시즌도 준비했는데,

모양새가 참 고약스럽게 되었다.

부임하자마자 은퇴 얘기를 추진하거나

시즌 중에 은퇴 얘기를 의논했다면

그나마 모양새가 나았겠지 싶은데...

전자는 팀 사정, 선수 상태 파악하기도 전에

레전드 선수의 은퇴를 거론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못했지 싶고,

시즌 시작하면서 1군 엔트리에 넣는 건 성적 압박 땜에 싫었을까.

 

1-1. 선수 vs 코치

근데 ㅇㅈㅇ가 이런 얘길 했다.

'코치가 더 좋지 않아? 나는 선수보다 코치가 더 좋을 거 같은데'

어라?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종범 甲 정도면야 코치 자리는 보장된 거나 다름없을 테고.

그런데도 그렇게 충격을 받은 건 왜일까?

은퇴 여부로 갈등을 겪는 선수는 종범 甲뿐만이 아닌데,

어떻게 하나같이 그런 갈등을 겪을까?

여태 올인했던 것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상실감 때문일까.

야구 아니면 못 살겠어서일까.

(난 저런 마음만으로 운동선수를 할 수 있으리라고 믿기진 않는다.)

직장에서 해고당한 것과 비슷한 걸까.

아니면 코치 대우가 선수 대우만 못해서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야구만을 바라봤던 선수를 모독하는 걸까 ㅠ )

 

1-2. 개인적 바람

내가 핡핡거렸던 선수는 지도자 생활을 안 하길 바란다.

해설을 하거나 다른 생업을 구했으면 싶어.

이건 8할이 김재박 쇼크 때문이다.

내가 애정했던 선수의 미래가 '8888!!!!'이면 끔찍할 거 같아.

 

 

 

2. 미녀와 야수

영어 듣기 스터디를 ㅇㅈㅇ와 하면서

동화는 비교적 쉬울 거 같아서 <미녀와 야수>를 골랐다.

근데 이 동화 이상해 ;ㅁ;!!!!!

이하 대화 내용.


잘생겨지면 사랑도 10배

예쁜 여자한테 사랑받아야 저주도 풀려

얼굴 뜯어먹는 더러운 동화!

뭐 이런 미친 얘기가 다 있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듯하다가

찬양한다.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맙소사!!!!!

듣고 보니 그러네

야수여도 사랑할 수 있다가 아니다!!!!

야수의 외모 VS 사랑의 딜레마를 은근슬쩍 치워버린다!

슈렉이 왜 그런 결말이었는지 알겠다

글치
슈렉이 그래서 그런결말인 거지
뭐 비판자들은 꼭 동족이어야 사랑할 수 있느냐며
슈렉의 한계라며 까기도 하지만
슈렉의 한계라기보다 패러디라는 양식의 한계겠지
패러디라는 걸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진보적인 만화를 그려버리면

패러디로 안 보일 테니

좋은 슈렉이다

좋은 결말이다

다만 같은 종족 그거는

슈렉이랑 피부색, 얼굴형 등이 같아서

나온 비판이지 싶다.

흉물스러움 = 슈렉, 은 아니잖아

다르게 흉물스럽게 했다며는

오클리 도클리했을 듯

패러디여도 슈렉 동족은 아니어도 된다에 납득하나

그럼 슈렉은 좋지만 아숩은 결말

미녀와 야수는 쉣 오브 똥 결말

 

 

 

3. 언어감각

[주제와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제 이야기를 오해하시지 않을 것 같아 한마디만 더 해 봅니다.
갸리님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에 레드컴플렉스가

얼마나 뿌리깊게 고착화되어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인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분들도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북은 극단적인 악 -> 그러므로 이에 대한 어떤 용인도 악이라는 식의

판단을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연방제를 지지했다는 것만으로

민노당을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그것이죠.]

 

나는 저 말을 보고 빡치는 걸 참느라 몇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주제와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만

제 이야기를 오해하시지 않을 것 같아 한마디만 더 해 봅니다.

OOO님의 모습에서

일부 좌파에게 북한비판공포증이

얼마나 뿌리깊게 고착화되어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인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분들도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의 문제점 지적 -> 북한이 절대악이라고 주입당한 결과라는 식의

판단을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연방제를 비현실적이라고 했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게 색깔론이 뿌리내렸다고 바라본다는 것이 그것이죠.]

 

단어만 바꿔서 이런 식으로 지적했더라면,

그 분도 불쾌해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전제를 깔아서 드는 의문.

언어는 언중(言衆)이 명식적이거나 암묵적인 합의하에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도구인데,

자기가 들으면 불쾌할 표현을 남한테 했으면서

그게 그 사람에게 불쾌하리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어감각이 어떻게 형성된 걸까?

같은 사회에서 보고 들으면서 습득한 언어감각인데

어떻게 저렇게나 다른 언어감각을 가지는 게 가능한 거지?

 

뭐, 위 전제가 틀렸다면 이런 의문 자체가 헛된 거겠지만.

 

 

 

4. 도발의 정석

3에 쓴 얘기를 ㅎㅈㅇ에게 하니

ㅎㅈ이 曰

[아래는 그래도 개인에 대한 공격이란 느낌이 덜하달까..]

 

잉?

형식과 구조를 그대로 따왔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형식과 구조를 그대로 따왔다곤 해도

아래 건 그다지 개인에게 향한 공격성이 위에보단 옅은 느낌.

위에 거는 말 그대로 너 나랑 싸우자란 느낌인데

(아래 건) 단어 약간 바뀐 것만으로도 그렇게 많이 공격적으론 안 느껴진달까.]

 

듣고 보니, '북한비판공포증'은 '종북주의'에 비하면 많이 완곡하긴 하다.

그리고 '북한이 절대악이라고 주입당한 결과'도

'레드 컴플렉스'에 비하면 점잖은 표현.

그 둘을 바꾸면 위의 표현이랑 맞먹는 도발이 될 거 같다.

 

이러고서 든 생각이,

저 분의 도발은 따라하려고 작정을 해도 못하는 경지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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