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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잡담

  • 등록일
    2012/09/02 16:13
  • 수정일
    2012/09/02 19:40

1. 너무 지쳤던 금요일
대사 몇 마디 쓰고 나니 진이 다 빠졌다.
사투리 대사 쓸 때는 안 해도 됐던 고민을 막 했다.
어떻게 해야 구어적이면서,
내용이 알기 쉽게 전달되면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 대사가 나올까 하고.
대본도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ㅠ_ㅠ...

2. 무간도(無間道)와 디파티드(The Departed)
ㅓㅡㅡ가 디파티드도 괜찮다,
무간도에 드러나는 홍콩 영화 특유의 오버가 없어서 좋더라고 하길래
ㅢㅗㅣ와 함께 봤는데
무간도와 똑같은 스토리를 기대하면서 봐서인지
지루했다 -_-...
무간도 스토리이기는 한데 뭐랄까...
무간도에서 짧게 압축해서 넘겼던
진영인의 조직 입문 및 적응과정을 개연성 있게 풀어내는 데 치중했다는 느낌.
(그래서인지 스파이 기간도 10년이 아니라 1년 남짓)
무간도에서 진영인이나 유건명이
어떻게 10년이나 안 들키고 일했는지 의아한 건 사실이니,
괜찮은 접근법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래서 지루했다. (...)
무간도는 처음에 던져 준 상황의 긴박함과 두뇌 싸움에 매료되어서,
영화가 끌고 가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바람에
그 이전 사연이 어땠는지는 아오안이었거든.
그런데 무간도와 같은 스토리라는 말에 기대했던 긴장감이
디파티드에선 느껴지질 않아.
디파티드의 가짜 경찰이 유건명에 비해 무식하고 우악스러워 보였던 점도 싫었음.

여기에 무간도에서 제일 군더더기라고 느꼈던 정신과 의사와의 연애질...lllorzlll
'ㅅㅂ 니네 사정 듣기 싫으니까, 긴박한 상황을 보여줘!!!
신경정신과 의사한테 작업질도 하지 마!!!!'

3. 생략과 몰입
이제까지 개연성이 이야기의 생명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는데,
디파티드를 보고 나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결국 목적은 작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몰입하게끔 하는 거다.
개연성은 그 목적에 유용한 도구이긴 하지만,
그게 항상 최선은 아니다.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단 뺄 건 빼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빼 버리면 밑도 끝도 없어서 몰입을 깰 테니,
'적절히 빼는' 게 중요하겠지.
생떽쥐베리가 '작품은 더 더할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 뺄 게 없을 때 완성된다'는 말을 했다는데,
그 말도 이런 의미일까 싶다.

4.
물 사서 냉장고에 넣으려다가
실수로 물병을 떨어뜨려서 병 입구에 발목을 찍혔다.
부어오르고 아프다 ㅠㅠ...
뼈를 다친 거 같진 않아 다행이지만 ;ㅅ;...



덧) 디파티드를 먼저 봤더라면 이 정도로 까진 않았을지도 (...)
무간도의 리메이크이고 스토리가 똑같다고 들은 터라,
내가 기대했던 건 긴박한 첩보물이나 스릴러물이었는데...
나온 게 인생극장 혹은 비열한 거리인 거야.
이러면 그게 괜찮은 작품이더라도 김 빠지고 빡치는 거지.
(기대에 어긋난 걸 만회할 만큼 마음에 들었다면 아무래도 좋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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