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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내가 어떻게 사는지,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제목 그대로다. 요즘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모르겠다. 주구장창 내리는 비에 지겨워하다 문득 오늘 파란 하늘을 봤는데, 이게 얼마만인지... 어느덧 9월 중순, 찬 바람이 분다.  

 

9월 6일 둘째가 태어났다. 퇴원 후 산모는 아이와 산후조리원에 들어갔고 나는 네 살 난 아이와 한부모 가정 체험을 하고 있다.  

 

아침 7시에 일어나(내가 아이를 깨우는 게 아니고 먼저 일어난 아이가 나를 깨운다) 밥하고, 밥 먹이고 (다른 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아침에 씻기지 않는다. 자기 전에도 아이가 땀에 찐득찐득 해야 "우리 씻고 잘까?" 슬쩍 물어보곤 하는데 아이는 다행히 씻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이 집에 보낼 준비물을 챙기고, 그래도 티가 너무 날가 싶어 머리 빗겨 묶어주고, 옷 갈아입히고, 아이를 보내고 출근을 하고, 6시에 아이를 데려와 밥먹이면서 놀아주면서 하다 씻기고(얼굴만), 책읽어주다 재우면 10시 반이다. 밀린 빨래 하고, 보리차 끓이고, 집안 정리 하고 그러면 11시, 12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딱 12시 10분이다.  

 

블로그? 그런 거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다. 한부모 가정 체험 덕에 첫째와 무진 가까워졌고 애착이 생겼지만(이제 그만 생겨도 좋을 것을...) 도대체 책 한 권 펼쳐본 게 언제쩍인지 모르겠고, 세상 돌아가는 건 신정환, 태진아 이야기 정도 밖에 모르겠다. 

 

그러다 엇그제 새로운 출산장려정책이란 게 나왔다는데, 우리 마눌님 같은 비정규직은 육아휴직은 전혀 해당사항도 아니고 당연히  땡전 한푼도 못 받는데  월 250만원 소득의 정규직 여성에게 월 100만원이나 준다는 말을 듣고 마눌님과 함께 분을 삭히지 못했다. 젠장!!

 

하여튼 결론인즉은, 새삼 이 땅의 모든 워킹맘에게 경의를 표한다, 는 것이다. 

   

 

 

   

 

예정일보다 일주일 먼저 태어났음에도 3.46킬로그램이란 만만치 않은 체구를 가진 신생아. 그래서인지 목이 없다. 태명은 '벼리'였는데 이제 이름을 지어줘야 한다. 이름짓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뭐라고, 한 아이가 수십년 동안 불릴 이름을 지어준단 말인가. 기회가 되면 모든 이들이 성년이 되면 (혹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개명의 기회를 부여하여 자기 이름은 자기가 짓게, 혹은 동료가 지어주게 하는 제도를 제안해보는 운동을 해볼까 고려중이다. 어쟀든 이 둘째 딸내미의 이름은 '윤슬'(달빛이나 별빛이 어른거리는 잔물결이란 뜻의 순 우리말)이 어떨까 생각중인데 누구는 좀 쓸쓸하데나... 하여튼 고심 중이다.    

 

 

 

첫째 딸 윤이. 외자 '윤'이 이름이다. 이제 다음 달이면 36개월, 꽉 찬 네살이다. 추석 전에는 어린이집에서 한복을 입고 오라 그럴지도 모른다고 해서 처형네 가서 빌려왔다. 이 아빠의 가상한 노력을 이 아이가 얼마나 알아줄지... 중2가 되면 꼭 이 사진을 보여줘야겠다. 어쨌거나 마음에 들었는지 한복을 입더니 한동안 벗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려고 해서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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