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의 일상을 나 몰래 낱낱이 촬영을 한다. 촬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편집을 하기로 한다. 어떤 방향을 설정할까? 그 사람은 나의 일상을 썩 좋지 않은 일들을 중심으로 편집해서 극장에서 상영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는 극장에 앉아 내가 주인공인 영화를 본다. 썩 좋지 않은 일을 중심으로 편집을 했으니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래도 이 영화는 어떤 장점이 있다. 그건 나의 삶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일상이란 그물과 같다. 나는 관계들의 총제이기에 나는 관계의 그물을 타고 이리 저리 옮겨 다닌다. 관계를 계열화한다면 하루를 어느 정도 분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크게는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로 나누고, 좋은 일들에서 또 아주 좋은 것과 적당하게 좋은 것을 나누고 또 이것을 더 세분할 수도 있겠다. 나눔의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 인과적인 서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면 드라마와 다를 것도 없다.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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