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양이와 살다 2024/09/13 19:27

 

요즘 자주 녀석들이 있어 삶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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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9:27 2024/09/13 19:27

망막 박리

일상 2024/09/06 19:58
6월 24일 왼쪽 눈을, 26일 오른쪽 눈을 수술했다.
24일 왼쪽 눈은 동공을 확대하는 안약을 몇 번 넣고 레이저 시술을 했다. 안구의 망막에 레이저를 쏘아 신경을 망막 내벽에 붙이는 시술이고 한다. 26일은 오른쪽 눈에 마취를 하고 망막에서 떨어져 나온 안구의 신경을 내벽에 다시 붙이는 수술을 했다.

수술은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했고 통증도 없었다. 오히려 의사가 수술 전에 망막 박리는 네 명 중 한 명은 여러 번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는 말을 몇 번 했는데 이 말이 신체의 통증보다 더 무서웠다. 특히 한 번 더 재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열 번  정도 정밀 검사를 하고, 한 달이 더 지난 후에는 2주에 한 번 검사를 했다. 현재는 두 달이 지났는데 3주에 한 번 검사를 한다. (수술비보다 검사비 총액이 더 많다.) 의사의 검사 결과를 듣고 나는 의사에게 "제 상태가 나아지고 있나요?" 하고 물으면 의사는 신경이 아직 잘 붙은 것은 아니다, 신경이 붙지 않으면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수술한지 두 달이 조금 지났으니 어느 정도 신경이 잘 회복되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여전히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시력차가 크고, 오른쪽 눈으로 보면 사물은 홀쭉하고 약간 찌그러져 보인다. 이런 증상을 변시증이라고 한다. 사물이 왜곡되어 보이는 증상이다. 매일 일어나면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 사물과 글자를 본다. 방문이나 거울을 보면 좌측 세로 면의 한 부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움푹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핸드폰이나 책을 펼치고 글자를 보면 배가 아파 웅크린 사람처럼 가운데 부분부터 찌그러져 보인다. 아직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촛점이 맞지 않아 모니터로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기가 힘들다.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모니터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안경 오른쪽 렌즈에 휴지를 두껍게 겹쳐 오른쪽 눈을 가리고 봤다. 책을 읽을 때도 두 눈을 뜨고 읽는 것보다는 낫지만 금방 피곤하고 머리가 아팠다. 시신경과 뇌의 관계는 몸의 다른 부위와 달리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의사에게 언제 시력이 돌아오는가, 글자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언제쯤이면 정상으로 보이는가 물으면 의사는 (애매하게) 당분간은 책을 읽지 말라고 한다.

방학 두 달을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논문도 읽지 못하고 쓰던 논문도 계속 쓸 수가 없었다. 대학 비정규직 교수인 강사에게 글을 읽지 말라는 건 직업을 때려치우고 그냥 집에서 놀아라는 소리와 같다. 이전에는 몸에 조금 이상이 느껴져도 무시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즘은 몸에 약간만 이상한 기운을 느껴도 긴장이 된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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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9:58 2024/09/06 19:58

생명체의 눈은 빛에 대한 반응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눈의 기능은 빛과 관련하여 발전하고 퇴화한다는 것이다. 생명체의 모든 감각 기관은 그 역활과 기능이 환경과 작용하고 반응하는 관계를 통해 진화한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은 다른 감각 기관에 비해 더 우월하다. 우리는 밝은 햇빛을 쫓아 터전을 일구면서 살아온 것이다. 눈의 기능이 다른 기능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하다. 빛은 진리고 어둠은 악이라는 이분법이 인간 문명을 지배한다.

11살에 처음 안경을 했는데, 사실 10살부터 책을 읽을 때나 무얼 볼 때 잘 보지 못했다. 가난한 집에서 안경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던 모양이다. 결국 어머니 손을 잡고 시장 맞은 편 거리에 위치한 안경점에서 시력을 검사하고 처음 안경을 착용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눈이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을 갖고 있었다. 시력을 잃으면 글을 읽을 수 없고 영화를 볼 수 없다. 나는 중학생이 되고부터 일주일에 두세 번 동네에서 가까운 2본 동시 상영 극장에 드나들었다. (당시 입장권이 100원이었고, 얼마 후 200원, 300원으로 인상되었고, 고등학생 때는 500원으로 인상되었다. 고등학생 때는 더 자주 극장에 갔다.) 중, 고등학교 때는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소설을 읽었다. 내 방이 없었기 때문에 다들 자는 사이에 진짜 호롱불 같은 불을 켜고 책을 읽었다. 그래서 눈은 점점 더 나빠졌다.

만약 시력을 완전히 잃으면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없으니 음악만 듣고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만약 경제적으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으면 음악만 듣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 모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시력을 잃으면 먹고 살 수 없고, 결국 삶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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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6:17 2024/08/21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