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본질은 이별의 서사에서 찾을 수 있다.
연애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을 이별은 근본적으로 헤어짐이 아니라 만남을 지향한다.

이 블로그와 나는 마치 연애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 헤어지자.
그러고 또 다시 만난다.
이제 우리 진짜 헤어지자.
그러고 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만난다.

일기도 아니고 굳이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블로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무엇이든 줄 수 있어야 사람들이 찾는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위 페친이 많고, 팔로워가 많은 계정은 뭔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준다. 그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원하는 것을 만들기도 한다.

나는 블로그를 하지만/하겠지만 사람들에게 무얼 줄 수 있는 게 없다.
나는 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나 뭔가 유용한 정보를 찾는 사람들과 연애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와 연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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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6:17 2023/11/19 16:17

책을

다 읽고 

덮었다는 

생각으로

이 블로그에

이별을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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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7 22:25 2023/09/27 22:25

<마스크 걸>

좋은글 2023/08/26 19:34

마스크는 감추다는 뜻이 있지만 동시에 어떤 것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 악당들은 왜 마스크(복면)를 쓰고 등장하는가?
악당만 마스크를 쓰는 건 아니다.
슈퍼맨은 붉은 망토를 두르고,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은 기괴한 천으로 온 몸을 뒤집어쓰고,
조커는 얼굴을 분장으로 감춘다.
마스크의 이중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는 1994년 짐 캐리가 출연한 <마스크>다.
소심한 남자 짐 캐리는 우연히 마스크 하나를 주웠는데 이 마스크를 쓰면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지만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변한다.

<마스크 걸>에서 모미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림으로써 드러내는 것은 뭘까?
당연히 모미의 욕망이다. 여성과 욕망, 아니 인간의 욕망이라는 주제는 다양하고 진부하고 뻔하지만 <마스크 걸>은 뭔가 좀 빼어나고 걸출한 면이 있다.
이 드라마는 결국 타자에 대한 이야기지만, 여성들은 서로 연민을 느끼고 연대하고 협력하지만 남성들은 사악하고 이기적인 자들로 등장한다. 5편부터 할매 소녀 납치기로 넘어가면서 좀 아쉽게 끝나지만.

 

미모만 집착하는 삐뚤어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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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6 19:34 2023/08/26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