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왼쪽 눈을, 26일 오른쪽 눈을 수술했다. 24일 왼쪽 눈은 동공을 확대하는 안약을 몇 번 넣고 레이저 시술을 했다. 안구의 망막에 레이저를 쏘아 신경을 망막 내벽에 붙이는 시술이고 한다. 26일은 오른쪽 눈에 마취를 하고 망막에서 떨어져 나온 안구의 신경을 내벽에 다시 붙이는 수술을 했다. 수술은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했고 통증도 없었다. 오히려 의사가 수술 전에 망막 박리는 네 명 중 한 명은 여러 번 재수술을 하기도 한다는 말을 몇 번 했는데 이 말이 신체의 통증보다 더 무서웠다. 특히 한 번 더 재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열 번 정도 정밀 검사를 하고, 한 달이 더 지난 후에는 2주에 한 번 검사를 했다. 현재는 두 달이 지났는데 3주에 한 번 검사를 한다. (수술비보다 검사비 총액이 더 많다.) 의사의 검사 결과를 듣고 나는 의사에게 "제 상태가 나아지고 있나요?" 하고 물으면 의사는 신경이 아직 잘 붙은 것은 아니다, 신경이 붙지 않으면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수술한지 두 달이 조금 지났으니 어느 정도 신경이 잘 회복되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여전히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시력차가 크고, 오른쪽 눈으로 보면 사물은 홀쭉하고 약간 찌그러져 보인다. 이런 증상을 변시증이라고 한다. 사물이 왜곡되어 보이는 증상이다. 매일 일어나면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 사물과 글자를 본다. 방문이나 거울을 보면 좌측 세로 면의 한 부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움푹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핸드폰이나 책을 펼치고 글자를 보면 배가 아파 웅크린 사람처럼 가운데 부분부터 찌그러져 보인다. 아직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촛점이 맞지 않아 모니터로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기가 힘들다.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모니터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안경 오른쪽 렌즈에 휴지를 두껍게 겹쳐 오른쪽 눈을 가리고 봤다. 책을 읽을 때도 두 눈을 뜨고 읽는 것보다는 낫지만 금방 피곤하고 머리가 아팠다. 시신경과 뇌의 관계는 몸의 다른 부위와 달리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의사에게 언제 시력이 돌아오는가, 글자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언제쯤이면 정상으로 보이는가 물으면 의사는 (애매하게) 당분간은 책을 읽지 말라고 한다. 방학 두 달을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논문도 읽지 못하고 쓰던 논문도 계속 쓸 수가 없었다. 대학 비정규직 교수인 강사에게 글을 읽지 말라는 건 직업을 때려치우고 그냥 집에서 놀아라는 소리와 같다. 이전에는 몸에 조금 이상이 느껴져도 무시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즘은 몸에 약간만 이상한 기운을 느껴도 긴장이 된다. 큰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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