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투표율이다. 25%. 33%미만이므로 우리의 승리일까? 나는 저 투표율에 전율을 느낀다. 휴일도 아니고 한쪽 진영만의 투표율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50%의 투표율이나 다름없고 실제는 그 이상으로 봐야한다. 다시말해 보통의 선거처럼 반대와 찬성 양쪽 진영이 참가하면서 서로서로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였다면 60%를 넘는 투표율이라는 뜻이다. 세상에...지난 대선투표율은 63%, 작년 지방선거는 55% 정도였다. 다른 도시에서 이런 식의 찬반투표에서 33%를 넘지 못했는데, 그 경우는 찬반 양쪽 진영이 다 참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넘지못했다. 그러나 이번 오세훈투표는 한쪽 진영 단독 참가만으로 25%를 확보한 것이다. 오세훈이 곧바로 사퇴하고 10월에 시장 재보선을 한다면 우리가 이길까? 나는 못이긴다고 본다. 작년보다 더 큰 차이의 패배를 맛볼 것이다. 재보선은 휴일이 아니다. 또 서울만 치른다. 자본가들이 야당을 찍을 확률이 더 높은 노동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할 것 같은가? 경기도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어떨 것 같은가?

 

좀 다른 이야기지만 바로 이런 전차로 진보진영에서 이야기하는 결선투표방안에 나는 매우 회의적이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 결선투표가 시행된다면 한나라당에 전적으로 유리한 제도가 될 수 밖에 없다. 작년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결선투표가 없는 점을 매우 아쉬워했다. 목수정씨도 이런 취지의 글을 경향에 실었다. 현실을 모르는 매우 진보신당스러운 생각이다. 첫째, 오세훈과 한명숙이 결선투표했다면 노회찬지지자들이 100% 한명숙을 찍는다는 보장이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진보신당 지지자들 상당수는 노골적으로 오세훈이 되기를 바랐다. 한나라당이 자꾸 집권해서 대중의 불만이 쌓여야 대중들이 각성한다나 뭐라나하는 좃까는 이야기였다. 훨씬 더 큰 문제는 앞에서 이야기한 투표율 문제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훨씬 높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없다. 작년에 결선투표했으면 한명숙이 이긴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결선투표. 이건 우리에겐 쥐약이다. 대선은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는 한나라당에게 완패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나라당이 무슨 소리를 해도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38%이다. 극단적으로 한나라당이 다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자고 주장해도 그들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것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ㅎㅎ 주변 상황에 따라서는 말이 되는 소리다. 그때가 되면 좃선찌라시는 "사실 일제시대가 그렇게 혹독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언론의 자유도 있었다. 전쟁 중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대부분 기간은 괜찮았다. 사회주의정부가 들어서는 것보다는 일본과 통합하는 것이 훨씬 좋다" 뭐 이런 주장을 매우 그럴싸하게 할 것이다. 좃선의 아젠다 제시 능력. 국내 넘버원이다. 울나라 진보진영(정당,단체,언론)은 좃선에 비하면 발가락 때만도 못하다. 김대중/노무현 10년동안 그들이 했던 그 닥질을 떠올려보라. 뭐 하나 제대로 아젠다를 제시한게 하나도 없었다. 그러고는 노무현만 탓한다. 노무현이 이러이러 했어야 했는데...하면서 좃이나 까고 있다. 자신들이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는 지금도 떠오르지 않고 있다. 뇌를 쪼개보고 싶은 심정이다.

 

오세훈은 조만간 금의환향할 것이다. 물론 5년뒤 세상은 엄청 바뀌어 있겠지. 그렇지만 오세훈도 그에 발맞춰 자신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명박/박근혜/오세훈으로 이어지는 꼴통 3종세트를 보게 될 것이다. 정말 엿같은 일이다.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지만, 작년 지방선거가 너무나, 너무나 아쉽다. 노회찬씨는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기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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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버려야할까....

2011/08/21 18:02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노회찬씨는 대선의 1:1구도를 말했다. 타당한 말이다. 다만 그 앞에 한말은 조금 거슬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많이... "..지역에 근거한 두 정당...." 뭐 이런 표현이었다. 당근 한나라당하고 민주당을 말하는 것. 문제는 이 표현은 한나라당하고 민주당을 결국은 싸잡아 씹어버리는 문제가 있다. 만약 민노당을 울산지역에 근거한 정당이라고 하면? 진보신당을 노원구에 근거한 정당이라고 하면? 기분 좋을까? 나는 어디 가서 김대중,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말 가급적 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거의 대부분의 영남인들은 내가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것과 내가 광주출신이라는 것을 분리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당시 "어이~ 축하해!" 하는 말 속에 깃든 그 경멸을 나는 잊지 못한다. 내 고향이 광주라는 것...거의 원죄에 가깝다. 그들은 생각한다. 당신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과 내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같은 것이다..라고. 열불이 난다. 뭐라 반박을 할 수 없다. 뭐라 반박을 해봐야 그들은 "그건 니 생각이고!" 할 터이니.

 

사무엘 헌팅턴이란 자가 문명의 충돌을 이야기했다. 좃까는 소리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동을 두들겨패는 현실을 '충돌'이라는 교묘한 언어로 은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전라도 왕따 영남패권주의를 '지역주의'라는 교묘한 표현으로 위장하고 있다. 그래 인정한다. 광주 품안에서 희희낙락하는 민주당 개자식들 많다. 아~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대한, 노무현에 대한, 김대중에 대한 광주/전남사람들의 지지를 지역주의로 해석하는 것은 정말 용납할 수 없다. 김대중은 말했다. 전라도사람들은 김대중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투표하고 있는 것이라고. 김대중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나는 그걸 1992년 대선 실패 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 암울한 도시 풍광을 잊을 수 없다. 과연 김영삼이가 졌다면 부산이 이랬을까? 김대중씨가 끝내 이렇게 사라진다면 수백만의 사람들이 가슴에 멍을 간직한 채 생을 마감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온전히 김대중을 지지하였다. 이념을 떠나서 내 동시대인들의 가슴에 간직된 슬픔과 한을 조금은 위로해주고 싶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동네 사람들 중에 80년 광주를 말하곤 하는 영남출신 사람하나 있다. 비디오를 보면서 충격에 빠졌다나 어쨌다나.. 근데 이 사람 줄기차게 한나라당 지지한다. 대선이고 총선이고 줄기차게..ㅋㅋ 비디오를 보면서 충격을 너무 받아 87년에 노태우 찍었을까?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아 영삼이 찍고 두번이나 회창이 찍고 명박이 찍고 그랬나?ㅋㅋ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다.

 

2002년 대선 경선당시 일이다. 민주당 광주경선이 토요일에 있었다. 나는 정말 너무도 당연히 노무현의 승리를 예상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예상도 아니다. 광주에서 노무현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가정은 내겐 검은 백조만큼이나 낯선 말이었다. 따라서 나는 전혀 결과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 사람 중 대구출신의 한 사람이  "아..기분도 꿀꿀한데 광주에서 노무현씨가 이겼으면 좋겠다.."뭐 이런 말을 했다. 전기에 감전된 듯 너무나 깜짝 놀랐다... 잠깐동안 말 뜻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광주를 어떻게 보길래..?

 

지역주의란 말 제발 조심히 써달라... 광주전남 사람들만큼 지역주의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있을까? 원래부터 그랬지만 요즘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한다. 노회찬씨가 1:1 구도를 말했다. 아예 과감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면 어떨까? 진보신당 지지자들에게 맞아 죽을까?ㅎㅎ 나는 노회찬씨에게 승산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어떤 승산? 대중의 궁극적 지지말이다.

 

여기서 다른 이야기 하나 더. 후보 단일화에서 기본은 이렇다. 진보적인 후보보단 보수적인 후보로 단일화 되는게 득표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유권자가 자신보다 진보적인 사람한테 투표하기는 매우 힘들다. 1987년 대선 당시 김대중으로 단일화되었다면 김영삼지지자들이 과연 얼마나 김대중을 지지했을까? 80%? 60%? 당시 결과만을 놓고 보면 20%만 이탈해도 노태우가 이긴다고 나온다.(이 경우 당연히 노태우와 김종필의 단일화는 필연) 반면 김영삼으로 단일화되었다면 김대중의 표는 100% 김영삼이게 간다. 2002년에도 단일화 전의 여론조사를 보면, 노무현으로의 단일화는 지고 정몽준으로 단일화되어야 이긴다고 나왔다. 그런데 왜 이겼을까? 노무현이 모든 걸 버리고 단일화에 임했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계산하고 단일화했으면 대중들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전 김해 보궐선거 당시 유시민의 닥질을 보라. 그래가지고 어떻게 대중의 마음을 훔치겠다는 건지..... 버려라! 그러면 얻는다.

 

마찬가지로 손학규가 광주/전남 지역에 대한 민주당 공천을 모두 포기하고 민주/진보진영과의 단일화를 제안한다면 거의 쓰나미급의 폭발력을 가질 것이다. 말도 안된다고?ㅎㅎ 다시한번 말하지만 버려야한다. 그래야 얻는다. 상대방을 자꾸 재단하려고 하지 말아라. 상대방을 자꾸 평가하려고 하지 말아라. 그러다보면 사람들은 지친다. 대중이 지쳐버리면 모든 건 끝난다. 지치고 지친 상태에서의 단일화? 재앙일 뿐이다.

 

최근 김대중씨는 1987년 당시 자신이라도 양보했어야 했다고 술회했다. 이 뒤늦은 후회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의 한걸음 진보를 바란다면, 진보진영 정치인들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민주당(혹은 그쪽 진영)의 어떤 변화를 전제로 해서는 안된다. 당신들 논리대로 그쪽에 뭘 기대하나? 그러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중들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중들을 진보진영으로 빼앗아오고 싶지 않나?? 당연히 그래야지!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그냥 무조건 민주당 욕하고 비판해서? 노무현정부를 신자유주의라고 비판하면 노무현지지자들이 당신들에게 온다고? 그냥 집에가서 좃을 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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