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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oung Married [1971]

에드우드 주니어가 찍은 마지막 영화는 52분짜리 하드코어 포르노 그라피였다.

2004년 밴쿠버 차이나타운의 오래된 극장에 있던 200여편의 싸구려 16mm 필름 무더기를

담뱃값 정도에 사들인,

영화를 사랑하는 한 넝마주의자가 발견한 보물이었다.

글쎄 왜 저질이 아니고 보물이라고 불러야 한다면... 컬트는 원래 신도들의 몫이니까.

 

young married ed wood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창문처럼 칠해 붙여놓은 파란 유리창.

다른 장소에 재활용되어 계속 걸리는 그림액자.

한 배우가 실수로 떨어뜨린 액자는, 

잠시 후 다음 씬에서 다른 배우가 자연스럽게 걸어 놓는다.

영화의 본분인 교접 장면이 클로즈업될때마다 깔리는, 심장 박동을 조장하려는 심드렁한 드럼 소리.

 

한 영화를 마음 먹고 깊이 음미하다 보니 이 하나하나에 한없는 의미부여가 시작된다.

필름을 발굴하고, 기꺼이 영화의 양부모가 된 남자는 이 영화의 마지막 씬이 30년 먼저 찍힌

에드우드판 아이즈 와이드 셧이라며 편파적인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young married ed wood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권태기의 부부, 침대 한켠에 놓여 있던 곰인형.

영화 앞뒤에 삽입된 파도치는 바다와 나레이션.

라디오 연속극을 틀어놓고 딜도를 사용하던 부인이 우스꽝스럽지만 상징적인 대사가 나오는 순간

절정을 맞이하는 장면을 두번째 베스트로 기억해 두겠다. 음. 첫번째는 뭐로 할까.

 

사무실 장면이 나올때 마다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를 알려주기 위해 줌인되는 한 빌딩.

그건 그냥 남의 건물이었겠지.

이 당연하면서 뻔뻔한 클로즈업이 그간의 시간과

또는 영화의 작은 목표인 교접 장면의 클로즈 업과 함께 겹쳐서 그게 그거처럼 섞여 기억에 남는다.

 

무대에서 계속 훌라춤같은 알쏭달쏭한 스트립쇼를 추던 무명의 여배우는 4년 후 한 예술 영화에서 

보석같은 명연기를 펼쳐 주목을 받게 된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 관객이 다른 여배우중 하나는 이전 에드우드의 작품에도 꾸준히 출연하던

배우이자 그의 동료였다고 알려준다.

포르노 감독으로 활동했을 때는 "죠니 카펜터"나 "돈 밀러"라는 이름을 사용 했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에드우드 포르노란 타이틀로 묶여 다시 시장에 나왔다.

영화가 끝나자 한 관객이 필요도 없는 질문을 했다.

"감독은 이 영화를 왜 찍었을까요?"

"글쎄요. 돈이... 필요했겠죠?"

글쎄요.

http://alienatedinvancouver.blogspot.ca/2015/05/the-young-marrieds-ed-woods-lost-por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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