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에 두고 온 던힐 라이트 두갑이 생각났지만 담배 가지러 일요일에 사무실에 갈 수는 없고.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다시 샀다. 라이터도 함께.
라이터를 사는 짓이 가장 바보 같은 짓이라지만. 난 그 바보 같은 짓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되지도 않게. 한 2주에 한 번 꼴로. 담배 안 피우겠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담배도 라이터도 구석에 쳐박아 버리고 나가지만. 결국 사고 만다.참 꿈도 크달까.
처음 간 술집에서
엘리엇 스미스와 베이루트의 음악을 들었다.
같이 술을 마시던 그녀와 위로의 말을 주고 받았다.
서로가 미친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래도 괜찮다. 라고 생각하고 싶었달까.
어쨌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조차도
다른 인간들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길래. 에 대한 최소한의 답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내가 잘 못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살고 있다면
그냥 그럭 저럭 괜찮아지는 것이다. 웃기지도 않지만.
던힐 라이트, 한 갑을 다 태우고 나니 배가 아프다.
그녀는 에쎄 클래식을 태운다. 말리고 싶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별반 맛있는 게 없다.담배도 섹스도 일상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괜찮다. 괜찮아질 것이다.
나만 이런 꼬라지로 살고 있는 건 아니야. 라며 되도 않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