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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6
    이랜드 투쟁-다음 아고라에서 어느분에게 드린 답글 중.
    네오키즈

이랜드 투쟁-다음 아고라에서 어느분에게 드린 답글 중.

이분은 좀 글에 순진한 구석이 있길래, 성심껏 해줘야겠다 싶어 쓴 글.

하지만 대체로 현재 내가 겪었던 상황들도 많이 있어서 그냥 실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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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부터는 현장투쟁 들어가면서,
그 이후의 글을 쓸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건 제 게으름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에서 참 사정도 잘 모르고 헛소리 떠드는 인간들이 많구나. 더이상은 섞을 이야기는 없다. 이겨서 돌아가면 그게 결과겠지.'

라는 포기의 심정으로 글을 그동안 안썼던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님이 봤던 면목, 또다른 님이 봤던 상암.

전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점주들이 우리 패고 조합원들을 못살게 굴던 건 하나도 안보였나 보죠.
전 그런 걸 비디오로 촬영까지 했더랬습니다.
(면목은 딱 한 번 했었던 모양인데 못갔습니다. 껄)

거기서 아줌마들이 자리 사수하겠다고 앉아있는 상황인데
한동안 그런 아줌마들을 밀다가 잠깐 멈추고 밀지마라 가시라 하는 실랑이를 하다가, 흥분한 전경애들이 그러더군요.

"야 그냥 밀어."

그러면서 거의 무슨 짐승 떠밀리듯 떠밀렸습니다.
그렇게 저를 비롯한 대여섯명의 조합원이 전경의 방패들로 격리되다시피 했죠.

어느 정도로 떠밀렸냐면, 거기 월드컵 불가마 목욕탕 뒷문 쪽에 들어오지 말라고 나무를 박아놨는데 그게 다 부러질 정도로.
그래도 앉아있던 아줌마들은 전경 방패에 찍히고 밀리고 하면서 거의 사람이 아닌 것마냥 취급되더군요. 나중엔 여경들이 그 사이로 들어와서
앉아있던 분들 연행해갑디다.
전 그걸 다 찍고 있는데, 전경 한 놈이 제 카메라를 뺏으려 하다가 실패하고, 밀리는 거 반 피하는 거 반 해서 그 나무 부러져 열린 뒷문으로 들어갔죠.

황당하게 거기서는 문 하나만 열면 목욕탕이더군요. 그래서 편하게 목욕하고 계신 고객들 사이로 옷입은 채 막 걸어가서 카운터에 사정 이야기 대강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밖으로 다시 나와서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기 전날에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 그땐 이랜드 일반조합만 와있었는데 평화의 공원에서 경기장쪽으로 넘어오는 다리 위에서 계란을 던지더군요. 껄. 물론 그 전에 매장 진입이 있었고, 매장 내에서 소란이 있었습니다. 왜냐, 그 이전날에는 점주들이 아줌마들을 막 때렸거든요.
(날짜까지 다 써넣고 싶습니다만, 요즘은 날짜 가는 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푸껄껄껄~)

요즘 추세가 이렇습니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원들 많이 오지 않으면 아줌마들 막 때립니다.
점주와 물건대주는 업체와 용역깡패들이 합세해서요.
어떻게든 사진 찍어서 영업방해 형사로 엮어넣을려고 하고요.
심지어는 용역사장 새끼가 태연하게 경찰들 막고 있는거 뚫고서 와서는
우리 아줌마들 얼굴확인한답시고
상체를 기울여서, 가만히 앉아있는 조합원들 보기도 합니다.
그 새끼 위원장 잡혀갔을 때는 어땠는지 아세요.
경찰이 잡아가는 거 못간다고 바닥에 드러눕고
쥐방울만한 새끼 또오면 죽인다 폭언하고 그러던 악질입니다.

어쨌든, 그런 폭력상황이 터진다,
그럼 복수의 차원으로 민노총 선봉대랑 연대대오들 많이 옵니다.
그런건 경찰이 막아주니까 얌전한 척하면서
영세상인 죽이지 말라 플랫카드 듭니다.

기자들이 안따라다니니까 하는 수법이죠.
아마도 언론에 집중보도가 뜸하니까 그렇겠죠.

대체로 쎄게 나오는 곳이 몇군데 있었기에, 그 쪽만 집중타격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대놓고 전 점포가 다들 쎄게 나오는 추세더군요.

홈에버 목동같은 경우는 희한했습니다.
목동의 경우는 그 업주+용역+직원들이 아주 설레발이를 치다가
결국 전경과 붙고는 연행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땐 정말 전경이 고마웠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저도 막 물도 갖다주고 약도 주고 그랬다니까요.
거기만 사흘 갔었습니다. 그러니까 좀 잠잠해 지더군요.
그래도 그놈들 계란은 끝까지 던졌더랬습니다. 옥상에서.

이런거 기사에 하나도 안나오잖아요. 껄.

홈에버 중계에서도 우리는 실랑이 수준인데
구사대와 전경들은 거하게 붙었습니다.
처음 중계 갔을때 온 전경들은 어느 서에서 온 애들인지 좀 약하더군요.
사람이 없었던지 힘이 없었던지 애들이 막 밀리고 우루루 쓰러지고 그랬습니다.
그 때도 전경 하나가 다리가 나간 것 같길래 가지고 있던 압박붕대 줬습니다.
그런데 목동처럼 패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이후 상암에 와서야 왜 그런지 알게 되었습니다.

경찰끼리 하는 무전에
사측이랑 이야기해서 물대포 쏴준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었더랬죠. 껄껄껄.

여러분은 지나가면서 한 번 편린이나 보지만,
우리는 그 모든 과정을 보고 당하고 있습니다.

어제 다친 분 중에는 가슴을 발로 차인 아줌마도 있습니다.
밀려서 쓰러지고 구사대와 전경들한테 맞는 건 다반사죠.

저요? 전 불광 그 때 그냥 그 자리에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오죽하면 한 번도 안해본 사람 살려 소리가 튀어나옵니다.
나중에 얘기들으니 이것들 전법이
아주 남자만 그런 식으로 집중공격을 하기도 한다더군요.
사측 인간이 우리가 봉쇄한다고 앉아있는 곳으로 와서 고객을 가장하고
시비를 거는 경우도 부지기수죠.

그렇다고 우리 조합원들 중 남자라고 해봐야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그렇다고 그들이 폭력을 먼저 행사한 것도 아니고,
끽해 전경들 밀다가 전경애들이 앞에 애들 보호한다고 뒷놈이 주먹으로 치면
그거 열받아서 실랑이 하는 수준일 뿐.


이러고 다닙니다.

물론 우리의 과정상 행동, 100% 정당하다고 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200% 정당하게 행동한다고 한들 뭐가 바뀔거 같지는 않아요.
정말 앞뒤상황 판단안되는 일개조합원인 제가 봐도 말이죠.
부당해고 승소건수가 지금 12건이나 되는데도 처음엔 부당해고 없다고 했다가
그 다음엔 '대량으로' 부당해고 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인간들이니.

사람들이 싸운다고 하면, 무조건 눈쌀을 찌푸리겠지만,
자신에게 올 소음과 불편의 피해만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들도 있다는 것쯤은
좀 생각할 나이들이 글 쓰시는 분들 중에는 되지 않나 모르겠네요.

그런 사람들에게 욕하고 다니다가 자신도 똑같이 싸워야 될 상황이 오면
아마도 얼굴에 철면피 쓰고 그런 적 없다고 말하겠지만. 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마지막으로 딱 한가지 더.

우린 정말 전경들과는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전경으로 자식을 보낸 어머님까지 계시고,
전경 애들 때린대봐야 엄마가 자식 때리는 수준일 뿐이니
갸들이 방패들어 한 번만 치면 아줌마들이 더 많이 다치는 거 상식인데다,
애초에 그런 애들 뒤에서 무전기 들고서
사측이랑 꿍짝맞추고 있는 새끼들이 더 미울뿐이죠.

이런 추세를 전경들도 알기 때문에 애들만 있는 상황에서는
전경애들도 많이 자제를 하고, 우리 쪽도 많이 자제합니다.

(자기들도 양심이란 건 있는지, 요즘은 조합원들이랑 눈맞추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니면 팰 때 조금이라도 가책 안받을라고 하나~ 껄~)

다만 매장봉쇄하고 있는데 사측처럼 고객들여보낸다든가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조금의 실랑이가 있지만, 그것도 아예 제가 먼저 뜯어말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구사대는 아예 그런 것도 없습니다. 껄껄껄.
애들이 쓰러지든 말든 다치든 말든 그저 밀고 때리고 난장을 피웁니다.
그러니 불광에서의 일도 그렇게 할 수 있었죠.






이랜드가 이런 뎁니다.

그런데도 이랜드가 옳다고 계속 지껄여대고 싶으신 분은.

그래도 믿기 싫다며, 민주노총 밉다고만 징징거리는 분들은.

우리랑 딱 하루만 같이 다녀보셨으면 해요.

그 살벌함 속에서도 농담하고 웃는 아줌마들 한번만 제대로 만나보셨으면 해요.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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