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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al Issue

 

 

앨 고어 주연(?)의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를 보았습니다.

뭐 그렇다고 영화에 대한 평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러한 미국의 독선적이고 야만적이면서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에 대한 분노와 함께 문제가 어디 있는지를 뻔히 알면서도 허둥대는 '멍청한 국가'의 실체를 자주 목격해왔던 탓이기도 합니다.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찬사가 웃기는 것은 '놀랍고도 감동적이며 공포스러운' 경험이 얼만큼의 반성과 변화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회의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체계적이고 치밀한 연구과정을 통해 그리고 실질적인 학술탐사활동을 통해 문제점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의 헌신이 '한탕주의'와 '사기극'으로 온갖 오명을 뒤집어쓴 우리 과학계에 전하는 메시지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많이 있는데도 말이죠.



영화에서 앨 고어는 자주 반복적으로 'Moral Issue!'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의 외침은 문제 해결의 출발선이 어떤 인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미국민들의 자기성찰을 촉구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정치적이슈!'가 아닌 '도덕적이슈!'


어제 '집권야당'의 의원들께서는 국회의장석을 장악하고 "헌법수호!"를  외치셨습니다.
그덕에 우리 헌법은 수호되었고 적어도 11월말까지는 백기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그들에게는 좌파적성격이 짙어보이는(?) 헌재소장을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도덕적이슈'에 충실한 행동입니다.

연관지어 '사학법재개정'을 통해 사학의 명예를 되찾고 사학재단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일 또한 '도덕적이슈'에 가장 부합하는 행동이라고 믿고 있을 겁니다.

법인세를 최대한 낮추어 세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기업의 경쟁력확보와 경영활동에 이바지하는 '도덕적이슈'임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뭐 그외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정도로 해두죠.

'집권여당'은 어떤가요.

노동, 환경, 농업, 인권, 경제정의, 사회복지....,

이 모든 것을 후퇴시키거나 가치파괴하는데 4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론 대부분 군사독재정권을 거쳐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라는 시점에서부터 발화되어 고착화되어 있었거나 구조적으로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던 분야들입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좌파정권'께서는 그러한 문제점을 치유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극단적으로 방치하거나 악화시켰습니다.

사회양극화는 해결의 방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고 부동산광풍에 찢긴 가슴을 매일매일 어루만져야 하는 서민들의 고통은 증대하고 있습니다.




위에 제시한 것들 모두 '도덕적이슈'에 관한 문제입니다.

도덕적이슈가 사회구성원들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가의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몫은 결과적으로 일반대중의 것입니다.

자신의 계급에 기반하여 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이슈'인지 판단해야 하고 그에 기반하여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정치세력을 지지해야 당연한 거겠지요.

그러나 앨 고어가 세계를 돌며 '도덕적이슈'임을 강변하는 것이 사안의 중요도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우리는 도덕적이슈가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없는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들을 설득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든 '공포'는 당장 토건대통령을 자임하는 자가 내년 연말에 특집프로그램으로 인생을 조명하는 끔찍한 상상의 현실화입니다.

'경부운하'를 다룬 뉴스 밑에 이런 댓글이 달려 있더군요.

"차라리 남한의 동과 서를 뚫어 동해의 물고기들과 서해의 물고기들의 일상적인 접선을 허하라!"

 

 


차기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는 질문에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을 과반 이상의 국민들이 첫번째로 꼽았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고용없는 성장과 노동을 끊임없이 소모품화하는 비정규직일자리의 확대'
로 돌아온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근본적대안'에 대해 고민하기를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각성'이 부족한 다수의 서민계급은 그렇다하더라도 늘상 "수구보수꼴통들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며 비지론을 설파하던 이들의 인식수준은 더욱 심각한 위험성입니다.
벌써부터 그러한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즉 열심히 일한만큼 합당한 몫과 권리를 보장받고 자본과 지배권력의 이익만을 위해 복무하는 정책과 제도들을 온전하게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대안'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 앞에 당장 놓여있는 '도덕적이슈'입니다.

'아픈 국민은 누구라도 돈이 많던 적던 구분짓지 않고 고르게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덕적이슈'입니다.


"대출받아 샀던 집이 거품이 빠지면서 헐값이 되고 은행빚을 갚지못해 그 집마저 압류당한 한 일본인은 지금 친구집 쪽방을 빌려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시사투나잇'을 통해 확인한 부동산거품붕괴의 실상입니다.

미친 정부와 건설족들에 의해 '제집마련의 꿈'이 점점 사라지는 서민들의 가슴앓이를 치유해 주는 것! 그리고 황새 따라간다며 빚내서 '부동산의 재테크'를 똘똘한 가정경제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다수의 뱁새들의 정신을 차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더 큰 재앙에서 구출하는 것!
그것이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덕적이슈'입니다.

사회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확산을 중단시키고 탈루를 일삼는 전문직들과 재벌들에게 명확한 세원확보와 증세를 통해 사회적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해 소비가 늘고 늘어난 소비를 통해 내수시장이 안정화되는 사회양극화를 줄이고 사회복지예산을 확보하는 노력!
그것이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덕적이슈'입니다.

추운 겨울 교문밖에 서서 '내 자식의 사회계급번호를 앞자리에 두게해달라!'며 기도하는 어머니의 반복되는 끔찍한 광경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왜곡되는 야만을 끝내게 하고 대학이 고시학원으로 변질된 재미없는 코미디를 중단시키는 것!
입시위주의 교육을 끝내고 최소한 독일과 프랑스 정도의 무상교육체계를 서둘러 마련하기 위해 더이상 암세포가 온 몸으로 전이되기 전에 칼을 드는 것!
그것이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덕적이슈'입니다.


무척이나 많군요.

이상적이거나 '진보적이슈'가 아니라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사회구성원으로서 나와 내 자식의 미래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도덕적이슈'들입니다.

당신의 지혜롭고 현명한! 하지만 단호한 정치적판단이 '도덕적이슈'들을 해결하는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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