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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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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유아교사들에 대해 일종의 편견이 있다.

뽀미언니 의상에 오바하는 제스츄어,

애교있는 미소와 과도한 친절녀..

뭐 대충 유아교사들은 이럴 것이다..

혹은 그래야 한다..........는 편견.

 

그러나 이런 전형적인 모습 말고 참으로 다양한 개성의

좋은 선생님들이 많다.

그걸 나는 안다.

나 역시도 그런 전형에서 한참을 벗어난 사람이고.



평소에 전화통화에서도 별로 화들짝 친절하지 않고.

아이가 선생님께 러브레터를 보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한다. 쭌이가.

 

능청맞게 말 잘하는 쭌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큰 애 늙은이랑 얘기하는 것 같아서 가끔 속을때가 있다.

 

어제가 바로 그랬다.

 

1학기가 끝나고 방학하는 날

담임선생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면 어떻겠냐는 나의 충동질에

쭌이는 무려 8쪽에 달하는 만화책을 만들어서 가져갔다.

유치원에서 재미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그려서.

마지막 페이지는 감사의 편지를 써서 내가 장식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정성을 다하는 쭌이 무척 대견했다.

대견하다에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물었다. "편지 주니까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쭌.."아무말도 안했어"

허거 이럴수가

아.무.말.도.......안했다고?

밤열한시까지 정성껏 준비한 일곱살아이의 편지를 받고 아무말도 안했다니..너무한다.

쭌이 자는 틈을 타서 이모.할머니 모두 모여 담임샘의 무심함에 성토를 하면서 "어쩜.어쩜.어쩜"했었다.

 

그래도..설마..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래서 오늘 다시 물었다.

"편지 받고 선생님이 정말 아무말도 안했어?"

쭌"응. 그냥 다 읽고 웃었어"

그럼 그렇지.. 호들갑스럽게 고마워어쩌구 뽀뽀하구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왕무시야 했겠어.

 

흑. 쭌이 말만 듣고 선생님을 향해 서운한 마음으로 날린 화살들이 콕콕 다시 들어와 박힌다.

괜히 혼자서 미안한 마음에 쭌에게

"그럼 그렇다고 말을 했어야지..엄마는 선생님이 암말도 안한줄 알았잖아" 그랬다.

 

그랬더니 쭌이 말했다

"정말이야. 말은 안했어"

 

- -; 미안. 아들. 내가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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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8 01:17 2006/07/28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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