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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맺기..우리가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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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의 관계맺기와 성인과의 관계맺기에서는 늘 좀 다른 점을 발견하곤한다.
아이들과는 관계맺기는 뭔가 좀 쉬운듯 싶기도 하고, 매듭이 생겨도 잘 풀리기곤 한다.
그런데 성인들과의 관계에서는 한번 생긴 매듭을 풀기가 몹시도 힘들다.

 

암튼,
문제의식은 거기에서 출발했다.

관계맺기에 관심이 많은 구성원들과 함께했던 모임에서
우린 이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갈등이 발생했을때,
그 대상이 아이들인 경우 심각한 문제가 안되는데 성인들과의 갈등은 해결하기 힘든가..하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나와 관계맺는 대상이 아이들이기에 갈등이 발생해도 나의 태도가 좀더 성숙(?)하고
여유있으며,좀더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다.

 

진행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임 리더이신 선생님이 메모지에 몇가지 단어를 적었다.

 

-기대..

-용서..

-헌신적 관계..

-완전한 신뢰..

-겉과 속이 같음..

-열려있다..

 

뭐 이런 단어들이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 단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미루어짐작하실 수 있으실런지...

.



(그날 이야기 되었던 내용의 전부를 올곧이 옮기지 못하는게 무쟈게 아쉽다.)

 

성인들은 상대방에 대한 나의 기대가 무너졌을때, 분노하거나, 서운해 하거나, 상대방에 대해 포기하거나 하기 쉽다.
그러나 아이들은 상대방에 대한 나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때에도 상대방에게 분노하거나 그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여전히 새로운 기대로 대한다.

 

성인들은 마음으로 부터 용서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 용서보다는 냉담에 차라리 더 익숙한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은 쉽게 용서한다. 방금 치고받고 쌈하던 친구와도 시간이 좀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놀이에 열중한다. 좀 전에 자신을 야단치던, 그래서 자신을 몹시도 서운하게 했던 선생님에게도 좀 지나면 다시 맑게진 얼굴로 미소지으며 달려온다.

 

성인들은 타인과의 관계맺기에서
맘 속으로 이해득실을 따지기도하고(더러는 그게 드러나보이기도 해서 민망해지기도한다),
때론 뭔가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면 관계맺기에 멈짓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세계에선 이득을 고려하여 맺는 관계는 없다. 아이들은 관계맺는 사람에 대해 온몸을 던져 애정을 보낸다. 아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매우 헌신적이다. 아이들은 타인과의 관계맺기에서 완전한 신뢰를 보여준다.


성인들처럼 상대방이 나에게 거짓을 보여주는지, 혹은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지 기타등등 골치아픈 의심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성인들처럼 싫어도 좋은척 한다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포장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겉과 속이 같다.

 

아이들은 열려있다. 늘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이다.
성인들은 어떠한가? 타인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많은 규정과 '나'가 있지 않은가.

 

다시 생각해 보면,
아이들과의 관계맺기가 성인과의 관계맺기와 질적으로 다른것은.
관계맺는 대상이 아이냐 성인이냐에 따라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타인과 관계맺기를 하는 매우 훌륭한 자질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임 리더선생님의 마지막 질문은

"성인들도 아이들과 같은 관계맺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누군가의 대답은

 

"있다. 언제냐면 그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이다." 였다.

 

우리는 아이에서 성인으로 자라면서 진실한 관계맺기의 방식을 아주 잊은건 아니었다.
그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잊고 있었고, '사랑의 대상'을 매우 한정지어 놓았던 것 같다.

 

근데 난 결론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랑'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 쫌 석연치 않았다.

 

왤까?

사방천지에 넘처나는 '사랑'의 담론에 질려서?
혹은 그 퇴색된 '사랑'의 의미들의 너덜한 모습이 떠올라서?
아님 그 상식적 대답이 허무해서?

 

그러나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사랑'이면 어떻고 '아침'이면 어떠냐.
각자의 맘 속에 소망하는 그 어떤 감정의 실체는 존재하는 것을..

 

함께한 모임성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넘처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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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2 03:53 2005/01/12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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