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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 더 바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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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긴급출동이란 프로가 있다.

늦은 밤 채널을 돌리다 보면 가끔 만나는데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웠던 가정폭력의 문제를 끌고 나와 보여준다.

항상 극단적인 사례들을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 그 상황에서 '구출'되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심리치료와 일시적인 도움(집고치기 등)을 주기도 하고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사후관리를 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은 내가 그 상황이라면..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세상에 이런일이..저런 인간들은 다 죽여야되..나라도 못하는 일을 장하다 sbs..

이런 정도가 시청자게시판의 의견이다.

 

인권에 대해. 그것이 유린되는 가정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것에서는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되지만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위험성은 

늘 촛점이 '불행한 개인' '기능이 깨진 가족'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깊은 밤 잠못들고 속상해하면서 봤지만 이제는 다 해결되었으니 편히 주무셔도 된다는 거다.

 

어제밤 정신지체인 여성이 시어머니의 학대 속에서 살고 있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25세에 정신지체인 남성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고. 10년간 살고 있다.

시골집에는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남편과 그녀 그리고 그녀의 아이가 살고 있다.

그녀는 학대속에서 중노동을 해왔고,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다.

두 남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물론 그 중 한 남자인 남편은 정신지체이며 그의 상태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아

그가 정신지체라는 것은 나중에 뉴스를 통해 알았다.

 

그녀의 친정은 지난 3년간 그녀를 찾아보지 않았다.

취재진이 가서 보여준 동영상을 친정 식구들은 더이상 볼 수 없었다.

결혼해서 아기가 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그녀의 남동생은 누나를 집에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그녀는 구출되었다.

 

그녀는 무엇으로 부터 구출되었을까?

시어머니의 학대로 부터 구출되었고.

장애인어머니라는 자리로 부터 구출되었고.

제대로된 의사표현도 잘 안하는(할 줄 모르는 건지도 모른다) 남편의 아내 자리로 부터 구출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어디로 갔나.

25세에 장애가 있는 딸을 시집보내고 잊은 친정으로

이제부터 평생 장애누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남동생의 집으로 갔다.

 

시스템은 없다.

있다하더라도 매우 일시적이다.

그녀는 이 가족에서 저 가족으로 보내졌으며, 그녀의 가족은 없어졌다.

 

개인적인 것이 개인적이 차원에서 끝나버렸다.

그것의 정치적 맥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쾌락주고 사랑받는 sbs에 뭘 더 바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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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5 12:43 2006/07/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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