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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작은 차이로 벌어진 선은 길어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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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작은 차이로 벌어진 선은 길어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진다. 한없이~
내가 국민학교에서 배운 이 수학적 진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종종 만나게 된다.

 

퇴근길..
혈기왕성한 할아버지 한분이 버스에 올라탄다. 주위를 한번 휘리릭 흟어보시고는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다음순간 쩌렁한 목속리로 이어지는 할아버지의 정견발표.

 

"이게 나라가 어떻게 될려고 이러는지...공산주의를 하자는 건지....요즘 젊은 것들이
전쟁을 안겪어 봐서 그렇지 북에 김정일이 눈이 벌게서 살아있는데..어쩌구 저쩌구.."

 

고단한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모자란 잠을 벌충하려던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나는 그 할아버지의 정견발표가 끝날때까지 벌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한다.

 

대게는 그런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100에 99.999%는 나와 다른 의견이고, 또 억지스럽다.
아니, 나는 억지스럽다고 느낀다.

 

왜 그럴까? 난 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게 속이 벌렁거리고.
또 그 할아버지는 그 버스 안에서 그렇게 떠들어야만 할까?

 

 

................주류의 목소리만 들리는 사회.
아무도 내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회.
내가 떠들어도 뭐하나 바뀔것 같지 않은 사회.
내가 느끼는 그 갑갑함을 그 할아버지도 느끼고 있는게 아닐까?

 

아니다.
1도의 작은 차이로 벌어진 선은 길어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진다.
그러나 그건 그 선이 직선일때만 그렇다.

 

 




우리가 그 선을 구부려 하나로 만들 수는 없을까?
하나가 되진 못하더라도 가깝게 함께 할 수 있도록 쯤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말하고 싶은데..말할 수 있는 장이 없는건 아닐까.
시청앞의 그 넓은 잔디밭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목 안 가득 하고 싶은 말이 꽉 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이하 즐거운 상상

 

 

-난 성매매 방지법 싫어. 니들이 남자들의 넘쳐나는 성욕을 아냐?

 

-오모 오모 그러세요? 아저씨는 무자게 성욕이 넘치나 보다. 근데요.. 난 밤이 무서워요.
아자씨들이 우릴 죄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먹거리로 생각하는거 같아서.

 

-아냐. 좀 놀겠다 싶은 애들만 그렇지 선량한 아가씨들한테는 아무도 안그래.

 

-어머 아저씨도,

좀 놀겠다 싶은 애랑 아닌애랑 구별하는 법이 헌법에 있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 기준에 맞춰서 옷입고 다니고 그래요?

 

-하룻밤 돈주고 가서 해결하는게 낫지.
애인만들어서 잠 한번 자려면 시간들여 공들여 돈들여 지레 죽고 말겠다.

 

-아이고 아저씨도 애인이랑 잠만 자나요? 외로운 세상에 의지도 되고, 재미있게 놀러도 다니고
그러지.

그리구요.. 여자는 뭐 성욕이 없나요? 많이들 참고 사는거죠. 생각해 보세요.
요즘도 결혼할때 여자가 과거가 있네 없네 따지고 그러는데 어떤 여자 땡긴다고 그냥 막 자고
그러기가 쉽겠어요? 그러니 오래 사귀면서 이남자랑이라문 결혼도 하고 뒷탈도 없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야 잘 결심도 하고 그러죠.

 

-그래도 결혼할 사람도 아닌데 매번 밥사고 영화보고 때되면 선물도 하고 돈너무 많이 든다.

 

-아저씨, 여잔요. 남자랑 같은 일 해도 돈 더 적게 벌어요. 그러니 매번은 좀 그렇지만.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아저씨가 좀 쓰시는게 공평하죠.
나도 열에 세번쯤은 내가 내요. 월급비율로 따져서 말이죠.

 

-그치만 나처럼 얼굴도 딸리고 직장도 딸리는 남잘 어떤 여자가 좋다고 하겠냐?

 

-아자씨 왜 아까부터 반말이냐? 시정하세요!
 
-내가 뭐 거그에 가고 싶어 가냐...요?

회식하고 다들 가자고 하는데 나만 안가면 이상한 놈 취급하니까 빠질 수도 없고 하니까 가는거지..요.

또 나 같은 놈한테 여자들이 좋다고 줄서 있는 것도 아니고.. 수도승처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쵸, 저도 그건 동의해요. 여자들은 얼굴 좀 맘에 안들고 살집 좀 있으면 취직도 안된다니까요.
이건 완죤히 생존권 문제라구요. 언제부터 사람들이 얼굴만 보고 살았냐구요.

또 왜 대학나온 사람하고 아닌 사람하고 월급차이는 그렇게 많이 나요?

사는데 꼭 필요한 일하는건 의사나 청소부나 마찬가지 아니예요?

그럼 일한 시간 만큼 똑 같이 돈줘야지 누구는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주고 그러냐구요.

어떤 일이 더 중요하다고 헌법에 있나?

 

-아..거야 관습에 따라..,

아니 듣고 보니 열받네요.
나도 하루 죙일 한눈 안팔고 열심히 일하는데 쥐꼬리 보다 쫌 많은 월급받고.

언 놈은 하루종일 골프나 치러 다니고 그래도 돈에 치어 죽을 지경이고.

대학 못 나오고 배경 좀 없다고 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말 나온 김에 우리 학력차별 철폐하라고 데모나 하러갑시다.

 

-그러까요?

 

킥. 킥. 킥. 즐거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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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9 02:16 2004/10/29 02:16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bopool 2004/11/12 12:50

    저는 할아버지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만
    소리치는 할배들은 꼭 어디서 들은 이야기만 해서 화가 납니다.
    주류가 아닌데도 주류인 것처럼 주류의 억압을 행사하는게 저를 공포에 몰아넣으려는 치사한 수작이란 생각이 들어 화가 납니다.
    그리고 저는 분명히 인생선선배로 할배에게 배울 생각이 있기 때문에 더 화가 납니다.
    제가 잘 모르는 좋은 이야기 해 주시는 할배들도 물론 뵌적이 있습니다.
    기냥 슬퍼보이는 할배들도 봤구요.
    건강해보이는 할배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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