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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회의를 파하고..
차가 끊긴 수원역에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포근한 바람..
어린 연인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서로들에게 매달려 작전을 짜고^^
도무지 시간을 잊은 듯 박장대소하는 한 떼의 무리들..
이만 문을 닫을까 담뱃불을 붙이는 노점상 주인..
“서울, 안산, 봉담!!”
차 끊겨 발을 동동하는 이들에게 꼴 좋다는 듯 외치는 택시기사들의 목소리가
시장바닥 같고,
“정말.. 없을까요..?”
진실을 갈구하는 이들의 속닥거림이 정겨웁다.
내 처지는 잊은채 그들이 풍경처럼 몽롱해질 즈음.
커다란 휴대폰같은 PMP와 액정터치용 펜을 든 아저씨가 다가왔다.
“서울가는 버스 있어요? ”
^^
없다는군요.
“아..참나.. 서울을 가야 좀 뜨는데.. ”
??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똑같은 모양새을 한 두사람이 다가와
“서울가는버스..” “ 아.. 참나.. ”
^^ 대리운전기사들이 주고받는 말이었다.
이내 한명이 더 오더니 놀랍게도 누구라고 할 것없이 자연스러운 거래가 이루어졌다.
‘3,000원씩 5명. 택시 잡고 서울 갑시다.’
오호..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오늘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택시기사와
대리기사는 모종의 계약이 있어 싼 요금으로도 이런 식의 거래가 자연스러웠다.
5명의 장정이 비좁게 앉은 택시 안에서.
나이와 전 직업이 천차만별인 그들이 인사를 나누고.. 요즘 대리운전 돈벌이 얘기,
사는 얘기, 미래를 이야기 가운데..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도 간만이다.
대리운전을 하면 어처구니없는 에피소드가 참 많더라.
심야에 오붓한 차안 묘한 분위기가 흐르다가 달콤한 유혹을 뿌리친 얘기.. ^^
취객이 제 집을 몰라 밤새 끌려다닌 얘기..
저마다 사연을 풀어놓을때 마다 웃지 않고는 못배길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한겨울.. 어디라고 출발했더니.. 끝도없는 시골길을 달려 인적도 없는 곳까지 가서
택시도 가로등도 없이 길을 잃고 하염없이 걸어나온 얘기에..
활동가들의 삶이 그렇지 않을까.
그렇게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함께 가다가..
다시 하염없이.. 홀로 먼길을 돌아나오는..
대리기사도 아닌 것이 묻어서 3,000원으로 먼길을 훔친 어설픈 활동가도 다르지
않음을 아시는지요..^^
몇시간 뒤.. 외로웁게 하염없이 먼길을 돌아나올 평택의 그들이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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