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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백

메신저백 메고 압구정 골목을 질주하는 모델들-

 

 

메신저백이 생겼다. 영화 <메신저>에도 나오지만, 외국의 자전거 메신저들은 대부분 저렇게 한 쪽 어깨에 메는 메신저백을 이용한다. 요즘 홍대 앞에 가면 저런 가방 멘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외국에선 하나의 패션 유행?이라고 한다. 메신저백을 직접 만드는 곳에서 진짜 자전거로 일하는 이들이 메어 줬으면 좋겠다 하면서 선뜻 후원했다. 뭐든 있으면 좋으니까. 나르는 데 도움이 된다면야.

 

내일과 모레 일기예보는 또 다시 장마 폭우. 비가 쉬어 가는 날이라고 날씨도 푹푹 쪘다. 오전엔 주문이 없어 가만히만 있는데도 줄줄 흐르는 땀줄기. 오후 3시쯤 주문이 왔다. 수령하러 가는 거리, 배송하는 거리 다 합쳐도 5km가 안 되는 짧은 코스. 그래 한 번 써보는 거지 싶어서 메신저백 메고 나섰다.

 

메신저백을 처음 메었을 땐 어떻게 메야 하는지 심히 헷갈렸다. 끈도 조여줘야 하고. 그런데 몇 번 메었다 뺐다 해 보니 이제 감이 좀 잡힌다. 일단, 가방이 등 뒤에서 휙휙 돌아가지 않게 잡아주는 끈이 하나 더 있어서 등에서 왠만해선 움직이질 않는다. 언덕에 있는 아파트에 도착하니 보내는 분이 B4크기의 도톰한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동시에 차디 찬 생수병 하나도 주시는게 아닌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우리는 큰 사이즈의 백을 받아 왔기 때문에 B4크기도 무리없이 들어간다. 보통 A4크기의 서류봉투를 많이 받는데, 보통 내가 이용하던 가방이었다면 살짝 곤란했을 거다.

 

배송 거리는 고작 1.4km. 자전거가 달린 시간은 10분 밖에 안 되는데, 반 정도는 신호대기로 잡아먹었다. 그런데 메신저백의 가장 큰 단점. 등이 후끈후끈하다. 큰 가방이 등짝 거의 전부를 덮고 있기 때문에 등짝이 온통 땀으로 젖는다. 낮이나 밤이나 마찬가지. 나와 지음은 짐받이 가방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럴 일이 사실 별로 없었는데. 요즘 등산 배낭 보면 등과 닿는 부분에 두툼한 부재를 넣든지 해서 이른바 '공중부양'시키는 게 유행이던데 이 가방도 그게 필요할 듯 싶다. 수선해서 개조할 수 있을까? 그리 된다면 조금은 등에 바람이 통하게 할 수 있을 거다.

 

등에 메신저백을 메고 있으면 배송지에 도착해서 자전거에서 이탈할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자전거만 묶어놓고 바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등에 메는 배낭과는 달리 가방을 멘 상태에서 몸 앞쪽으로 돌리는 것도 쉬워서 배낭보다 편하기도 하다. 가방 덮개가 널찍해서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고, 내피도 비닐 소재라 어느 정도 방수도 될 것 같다. 반사띠도 달려 있고. 결국 등짝만 좀 해결되면 상당히 쓸 만 하다는 얘기- 낼은 책을 몇 권 더 넣고 다녀봐야겠다. 어깨가 어떨런지-

 

by 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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