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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지막 퇴근-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

장갑을 두 겹이나 꼈지만

손 끝이 얼어갑니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겨울인데 힘들지 않냐고.

조금 더 불편하긴 합니다.

이것저것 껴 입어야 하고.

신경쓸 것도 많고.

얼마 전에 내린 눈 때문에

곳곳이 빙판이죠.

제일 불편한 것은

핸드폰 사용입니다.

두꺼운 장갑 낀 손으론

핸드폰 조작이 어렵습니다.

부득이하게 장갑을 벗기도 하고.

그러면 손이 아려요.

벨소리도 잘 안들리고.

장갑 낀 손으로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조차 힘이 들지요!

그래도 자전거면 충분하다고

뱉은 말이 있는지라 ^___^

매연과 소음을 내뿜는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가 더 많이 이용되었으면 하는 맘으로

찬바람 속에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어제부터

진보넷의 새 해 달력을 곳곳에 배달하고 있어요.

다음 주 초까지 300여 개를 전해야 해요.

오전엔 공덕동과 마포 주변을,

오후엔 여의도를 돌았습니다.

어느 분의 심부름으로

여의도에서 신림동까지 다녀오기도 했어요.

신림동에 다녀온 것이 마지막 배달이었습니다.

다 못 돌린 달력은, 2010년 새해에 보내려구요.

늦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자전거 메신저.

저에게는 즐겁고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이곳저곳 둘러보며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눈팅도 많이 했지요.

무엇보다, 지음과 라봉을 만나서

함께 즐겁게 자전거 타고

고민도 나누고.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머리로만이 아니고,

몸으로 다르게 살기-

고민이 깊어져 가는 만큼

설렘도 늘어만 갑니다.

자전거 메신저-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고,

언제까지 페달을 밟을지 알 수 없지만

2010년에도 함께 즐겁게

다른 세상을 꿈꾸며

달릴 수 있기를-

 

 

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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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시베리아다.

요즘 글이 뜸했다. 사진이 뜸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로 이사를 했고,

이사한 집이 좀 서늘한 편이라 손을 공기중에 내놓고 있으면 5분내로 얼어 노트북을 잘 켜지 않게 되었고,

그런데다 노트북을 빌려줘버리기까지 하고 나니 더더욱 하기가 힘들어졌고,

바야흐로 겨울, 칼바람을 헤치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벅차 카메라를 꺼내 들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사진이 없는 글은 왠지 허전해 아예 아무것도 쓸 수 없었노라 말하면,

좀 구질구차한 변명처럼 들리려나?

 

하지만 정말이지  

아주아주 많이많이많이많이 추운 2009년 12월.

매일같이 올 겨울 최저기온을 갱신하고, 오늘은 한낮기온도 영하 4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 체감온도는 기상청 예보를 가볍게 비웃으며 뚝뚝 떨어진다.

내복은 기본. 바지 두겹, 양말 두겹, 목도리 두겹, 외투 두겹, 장갑 두겹에 무릎토시까지 

좀 버겁다 싶을만큼 중무장 하면 왠만한 바람은 막아낸다.

문제는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손끝, 발끝, 코끝 말초냉동3종세트..

손가락과 발가락은 벌써 몇번은 끊어졌다 붙은 느낌.

손가락과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달려보지만.. 결국은 언다.

얼었다 녹았다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이 겨울 보내고 나면

손과 발이 맛든 곶감이 되거나 꾸덕꾸덕 잘 마른 황태가 될 것만 같아. =_-;

 

전 세계의 춥다하는 곳들의 추위의 맛은 어떨까?

홋카이도, 핀란드, 스밀라에 나왔던 그린란드. 시베리아, 만주, 북한의 함경도 산골, 북극과 남극...

그래도 그곳들에 비하면 이건 견딜만한 추위일꺼야. 아마도.

 

말초신경까지 강한 자극이 필요하거나

몸은 좀 추워도 깨어있는 정신을 유지하고 싶다면

겨울에 자전거를 타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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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날개가 있어!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 10점
스티븐 컨 지음, 박성관 옮김/휴머니스트

 

 

280p~

 

자전거는 도보에 비해 네 배 정도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그런 빠른 속도로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자전거 얼굴'이 될 지도 모른다는 이런저런 경고도 몇가지 나왔다. 설계상의 문제로 자전거를 타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앞바퀴와 뒷바퀴가 같은 크기로 제작된 1886년 이후에는 대폭 개선되었고 공기주입식 타이어가 나온 1890년에는 훨씬 더 안락하게 탈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실베스터 벡스터는 자전거로 인해 "젊은이들의 반사신경이 발달되었고 더 기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한 비평가는 자전거를 타면 흥분되는 이유가 순전히 이동한다는 점 때문인데, 주변 환경을 지배한다는 감각이 그 쾌락을 더욱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당시 인기 있던 프랑스의 저술가 폴 아당은 자전거가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고' 싶어하던 세대에게 '속도 숭배'를 낳아주었다고 쓴 바 있다.

 

모리스 르블랑의 1898년 작품 <<이것이 날개다>>는 자전거 타기를 그린 소설인데, 그는 이 작품에서 자전거가 인간의 감수성과 사회관계에 끼친 영향에 관해 통찰력있는 평가를 내린다.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의 드로잉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허리께까지 끌리는 슈미즈의 단추는 풀어져있고 머리카락은 바람결에 나부끼며 손목에서 풀려난 끈은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다. 여인은 날개 달린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소설에 나오는 두 쌍의 부부가 자전거 여행을 하는 동안 경험하는 성적/사회적/공간적 해방을 암시하고 있다.

 

여행 첫날 파스칼은 친구 기욤에게,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자전거 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만큼 속도 관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길 위에서 두 부부는 자신들의 감각이 새로운 영역을 향해 열릴 때 주변 세계에 스며들어가는 독특한 감각을, 요컨대 새로운 운동 리듬을 느낀다. 이들은 프랑스 전원을,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꿈길을 지나고 있는 듯한 새로운 시간감각을 경험한다. 서로를 성 대신 이름으로 부를 때 사회적인 제약 또한 느슨하게 풀어진다. 파스칼의 처가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공공분수에서 목과 어께를 씻을 때 의복으로부터의 해방과 성 해방이 시작된다. 다음 날 두 여성은 코르셋을 벗어버린다. 나중에 그들은 블라우스를 벗어젖히고 젖가슴을 드러낸 채 자전거를 탄다. 두 부부는 배우자도 맞바꾸어 결국 여행이 끝났을 때는 새로운 두 부부가 탄생한다. 결혼이라는 굴레 또한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파스칼은 자전거가 다양한 차원의 경험을 새로이 열어주었다고 말한다. 증기와 전기는 인간에게 시중을 들어주었을 뿐이지만 자전거는 양 다리를 빠르게 만들어줌으로써 인간의 신체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것(자전거를 탄 인간)은 인간이 말을 탈 때와 같이 상이한 종류의 두가지가 결합한 것과는 다르다. 또 인간과 기계도 아니다. 더 빠른 한 명의 인간이 탄생한 것이다." 속도를 내면서 그는 결국 기욤의 처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선언하고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어."라고 소리친다. 도시 생활의 협소한 틀, 잘 맞지 않는 결혼이 안겨주는 사회의 구속, 코르셋이나 꽉 조이는 의복 등 신체적 제약, 성도덕이라는 정신적 제약 등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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