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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메신저 잠시 쉴게요

2008년 10월 01일 지음 34개월

2009년 04월 27일 나은   9개월

2009년 06월 16일 라봉 13개월

2010년 05월 25일 말랴   7개월

2010년 09월 10일 우마 10개월

   * 단기 메신저들 : 지각생, 발군, 람비, 양군, 파안

   * 불가피한 경우 도와준 도보, 버스, 지하철, 다마스, 오토바이 메신저들 : 살구, 연두, 곤룡, 초롱, 마고, 데반, 석류 등등

 

메신저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시작한 날들과 일한 개월수입니다.

그리고...

 

2011년 07월 31일, 시작 이후 1034일째.

자전거 메신저가 휴식에 들어갑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화번호 070-8226-1968번으로 주문받는 자전거 퀵서비스 일이 중지될 뿐입니다.

 

나은은 서울 도심을 뚫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

라봉은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농사와 물질을 하러 다닙니다.

말랴는 팔당에 자전거 타고 갔다가 아예 터를 잡고 자전거 탑니다.

우마는 생협에 출퇴근하며 자전거에 생협 물건을 싣고 나를 생각입니다.

지음은 또 어디서 어떻게 더 잘 자전거 탈까 궁리하며 잠시 쉬려고 합니다.

그밖에도 지금도 여기 저기서 일하고 있는 자전거 메신저들과...

또 새로 시작하려고 궁리중인 자전거 메신저들...

 

여전히... 그리고 언제까지나... 

메신저는 살아있고, 자전거는 달립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완전히 멈추고야 말 것은

사람과 생명과 평화와 자전거가 아니라...

기름과 살생과 폭력과 자동차입니다.

 

오늘 우리는 실패를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1034일동안, 1034일만큼 성공해왔습니다.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렸고,

수만 킬로그램의 탄소를 절약했고,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셈입니다.

 

우리는 다르게 살았고, 다르게 일했고, 다르게 즐겼고, 다르게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누구와도 다른 방식으로 실패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못 다 한 얘기들이 많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고...

이 블로그 역시 앞으로도 이따금씩 이런 저런 얘기들과 자료 수집용으로 남겨놓을 것이니까...

짧게 줄이겠습니다.

 

그동안 이루 다 갚지 못할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불편과 지연과 사고를 참아가며,

잊지 않고 자전거 메신저를 찾아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못다 전한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천천히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지요.

 

즐겁고 안전한 자전거생활 하세요.

같이 자전거타고 유유히 서울 나들이할 날을 기대합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계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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