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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알바를 하면서 2

내일 학교에 붙일 평택관련 대자보를 쓰면서, 이거 완전 제1회 대자보 문학상 대상감인데 하며 시시덕 거리던 중에 갑자기 사장이 들어왔다.

카운터pc에서 인터넷을 못하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에 당황한 나는 급하게 창을 닫았고, 그 바람에 글을 몽땅 날려버리고 말았다.
사장은 pc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부랴부랴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바닥에 붙은 껌을 싹싹 긁어 때면서, 시발 이 짓 이제 때려 쳐야지, 부터 시작해서. 그럼 이제 뭐해서 돈벌지, 운동하겠다는 놈이 그래도 내 용돈정도는 내가 벌어서 써야 할텐데. 그래도 이 일이 내 시간도 좀 나고, 편하긴한데. 그건 그렇고 지금은 이렇게 알바라도 해서 먹고 살수 있지만 앞으로는 뭐해먹고 사나... 사진이나 배워볼까, 그럼 누구 눈치 안보고 일하면서 먹고 살수는 있지 않을까. 맑스 말대로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이 노동자의 손을 떠나 추상노동으로 구현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좀 벌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한걸까. 어차피 그럴 수 없다면 돈이라도 좀 공평하게 주던가 젠장...혁명, 그래 혁명만이 살 길이지. 아, 그런데 도저히 여기서 버틸 수가 없겠구나. 차라리 그냥 외국으로 나가 버릴까. 뭔가 좀 달라지려나...하는 생각들을 하다가 결국에 입 밖으로 나온 소리는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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