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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시키는 메모
-신현림
보봐르의 <처녀시절>과
<회색인>에서 최인훈의 말이 집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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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을 유효하게 사용했다 잠을 덜 잤다 몸치장도 대강대강 거울 들여다보는 일도 없어졌다 이닦기도 겨우 했다 손톱소제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경박한 독서, 무의미한 수다, 모든 오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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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우주 속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없이 노력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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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를 여는 열쇠처럼 힘을 부르고
나를 끌고 다니는 슬픔을 한방에 날려 버린다
나의 부족함과 아픔을 네가 이해해주듯
나날의 관두껑을 열어 나를 불러세우듯
작은 메모가 네게도 긴장을 주리라
오래된 메모가 나를 강하게 해주었듯
네게도 각성과 눈부신 정열을 주리라
*
이제 가야만 한다
-최승자
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메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동사(動詞)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 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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