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은 언제나 불투명한 유리가 가로막고 있는 듯 했다. 조금만 몸을 앞으로 내밀기만하면, 와장창하고 깨지는 유리의 날카로운 파편에 온몸을 베일 것만 같았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 벽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두손은 희뿌연 허공을 휘휘 저을 뿐이었다. 그럴때마다 나는 멈춰서서 내가 걸어온 흔적들을 되짚어보려했다. 그러면 발자국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계속 걸음을 이어나갈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렸을때 보이는거라곤 온통 질척거리는 진창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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