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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서 만나자, 4대강 사업을 막아내자
왕버들나무, 자연과 인간이 만든 합의
“내성천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는 바로 왕버들나무이다. 보통 왕버들나무는 조상들이 강물의 씻김에 의한 토사유실을 방지하려고 일부러 심어놓은 것이다. 융처럼 부드러운 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다. 강을 따라 걸으면 이 왕버들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조상들이 심어놓은 왕버들나무가 지금은 생명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모래의 열 때문에 여름에는 수온이 상승한다. 그래서 큰 물고기들은 보통 이 왕버들나무 밑에서 생활한다. 그리고 곤충의 유충과 치어들도 왕버들나무 뿌리 밑에서 생활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왕버들나무가 베어지고 있다. 돌제방이 쌓이고, 이곳이 물에 잠긴다는 소문을 듣고 나무업자들이 싼값에 왕버들나무를 베어 갔다. 그래서 순례를 하는 중간에 길게 베어진 왕버들나무 군락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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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버들나무의 흙을 움켜쥐는 힘은 내성천의 토사유실과 홍수를 예방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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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업자에 의해 팔려버린 왕버들나무. 곳곳에서 이렇게 덩그러니 잘려버린 왕버들나무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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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버들나무는 인간에 의해 심어졌지만, 그 효과는 자연에까지 미쳤다. 물고기 등 생명이 다양해지면서 원앙, 흰 수마자 등 멸종위기종도 내성천에 터를 잡고 살았다. 그러나 돌제방과 같은 개발은 종의 다양성을 파괴할 가능성이 크다. 돌제방이 생기면, 열섬현상이 생겨 수온이 높아지고 큰 물고기들은 살 수가 없게 된다. 아마 종의 다양성은 여기에서부터 파괴될 것이다.
최근 환경부는 보호종을 다시 지정했다. 4대강 사업으로 논란이 된 보호종들의 등급은 대부분 해제되거나 낮춰졌다고 한다. 조상들의 노력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영주댐, 모든 것을 잠기게 할 괴물
내성천 일부를 잠기게 할 영주댐은 내성천 주변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던 주민의 삶도 덮칠 예정이다. 약 510여 가구, 2,000여 명이 삶도 현재 위태롭다.
“영주댐의 가장 큰 목적은 하천유지용수 공급이다. 그런데 낙동강사업이 수량을 늘리는 용수확보가 목적인데, 왜 내성천 물까지 필요한지 모르겠다.”
총 예산 8,600억 원이 투입되는 영주댐은 대형댐이다. 서울 여의도보다 넓은 땅이 물속에 잠기게 된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주댐을 짓는 것은 그냥 댐을 지어야 하니까 진다고 생각한다. 토건 쪽에서는 댐이 꼭 뭘 위한 게 아니고 댐 자체를 위해 짓는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이 남으니까... 외국에서는 이미 댐을 짓지 않은 지 오래됐다.”
세계 곳곳의 나라들은 현재 댐 허물기에 바쁘다. 이들 나라는 “자연에 지나친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자연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미국은 지난 5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댐 철거 사업을 가을부터 시작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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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답사를 함께 한 박용훈 선생님이 그린 내성천. 저 많은 굴곡이 모두 영주댐으로 잠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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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의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1만 8000여 개의 댐이 존재한다.
“앞으로 쏟아 붓는 것이 어마어마하다면 사업을 중지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완공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틀리다. 얼마가 들어간 건 중요하지 않다. 이익이 없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돈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중단해야 한다. 긴 안목을 두고 따져봐야 한다. 당장 영주댐만 하더라도 앞으로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영주댐 공사, 4대강 사업. 모두 시대를 역행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건설자본들에 엄청난 돈을 안겨주고 그 피해를 지역 주민과 동·식물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이 사실을 뒷받침할 근거 자료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작년 MBC를 통해 알려진 경상북도, 강원도, 충청북도 공동연구결과로 댐 3곳에서 2007년 홍수방지와 발전으로 얻은 이득은 2,800억 원인데 반해, 수몰, 농작물 피해, 호흡기 질환 피해는 최대 5,60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돈으로 지역 주민과 자연이 받은 피해를 환산할 수 없지만, 댐과 강의 인공적인 개조가 이득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믿는다.
강에서 만나자, 4대강 사업을 막아내자
영주댐은 2014년 완공될 예정이다. 4대강 사업은 올 장마 전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정부는 선언하고 노동자 목숨까지 앗아가며 강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공사 현장에서 주민을 만난다면 그 원성과 비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어도 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이유를 우리는 현장 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들어볼 수 있는 대형건설사. 무리해 보이는 4대강 공사를 22조를 들여 하려는 이유도 짐작 가능하다.
내성천을 거니는 와중에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주댐이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괴물이 자신의 허리를 반둑 잘라내려 해도 묵묵히 흐르는 내성천, 그 물길과 모래 앞에서 내 마음의 무게는 그저 투정부리는 어린아이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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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탄. 사진기로 금탄의 굴곡을 다 담기란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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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교 부분에서 바라본 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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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을 다녀오고 머릿속에서 그 아름다움이 떠나지 않는다. 현장을 다녀오지 않고는 가능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강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알았으면 좋겠다. 평화바람의 4대강 순례도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여, 모래톱을 이루고 그 모래들과 강이 만나 굴곡을 만들고 또 생명을 잉태한다. 그 생명과 모래톱, 그리고 모래 알갱이. 처음과 끝이 만나는 그 전 과정을 비로소 ‘강물이 흐른다’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우리네 삶도, 희망도 이와 같을 것이다. 희망이라는 작은 모래 알갱이가 모여야 변화라는 모래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삶이 모여 사회를 이루듯 말이다.
국토를 절단내는 한나라당 독재친일 정권..
자료
http://cafe.naver.com/afarmlove/11505
http://cafe.naver.com/afarmlove/11421
http://cafe.naver.com/afarmlove/1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