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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의 이하늘이 블라블라 떠들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아니 정확하게 나는 그렇게 들었다.
"놀다가 가는 거지요."
그런데, 자막은 "놀아보는겁니다."라고 적혔다. 아니 그렇게 보았다. 그래서 나는 생각에 빠졌다. 놀다가 간다는 저 황홀한 말을 왜, 놀아보는 거라는 흔한 말로 되적었을까.
우리는 놀다가 가는 세상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평생, 기껏 살아봐야 백년쯤. 놀려고 맘먹으면 삭신이 눅진눅진해지지까지 아무리 땡겨봐야 칠십년. 이거밖에 못 노는데. 그래서 결국 하늘의 도에 닿은 사람만이 놀다가 가는 세상의 이치를 아는 법. 어찌 다 알겠나. 그래 그렇지.
여튼 나는 이제 거듭 국내용 문학에 지쳤다. 우리끼리 즐겁고 우리끼리 정치적으로 옳바른, 우리끼리의 놀이문화가 지루하다. 놀다가 가려면 좀 많이 놀아야 한다는 것. 이사람 저사람 이방법 저방법 이곳 저곳 다양하게 놀다가 가야 원한이 안남는다는 것.
결심이 서면 그날로 바로, 술취한 날 바로, 확 떠나야하는 것이다. 진보넷 블로그 그동안 놀아줘서 참으로 고마웠다. 이제 국내용문학을 접은 소저는 빈둥빈둥 갈곳을 찾아 볼 참...뭐가 이리 거창한가.
그동안 땅콩의 키만큼 쑥쑥 자라왔던 시간들. 그걸 모두 기록하게 해준 이 공간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언젠가 이 원수는 갚고 말테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다시 모두 열어둬야지.
그동안 찾아와주는 친구들이 혹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할까봐, 서운할까봐, 주저리주저리. 다음 개봉박두까지. 쫌있다 보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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