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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7
    목숨은 걸 수 있어도 왜 혁명은 꿈꾸지 못하는가(1)
    초봄

목숨은 걸 수 있어도 왜 혁명은 꿈꾸지 못하는가

정자 대게를 푸짐하게 먹고 찜질방에서 한 잠 나고 나니 명박氏가 대통령이 되어 있었다
티브이 앞에 있던 찜질방의 사람들은 보이콧주의자들이었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 앞에 순응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외치는 명박氏의 뱀눈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발, 
세계공황 위에 세워진 가건물처럼 불안해 보였다 
 
민주노동당 선거대책위 선거 전광판 앞에 나란히 앉아 있던 영길氏와 석행氏의 얼굴은 
완전히 똥 씹은 얼굴이었다 
표를 구걸하기 위해 부르주아 독재의 성지인 현충원을 참배하고 
중소기업사장들에게 친절하게도 ‘동지’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이도 모자라 해고의 자유를! 파업권을 팔아넘긴 한국노총에 찾아가 머리까지 조아렸다 
‘표’를 위해서라면 쫀심이고 전통이고 혁명이고 나발이고 없었다 
 
금속노조 위원장인 갑득氏는 자본가들을 만나는 것이 자신의 ‘신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늘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늘로 오르고 매달리고 또 한 명의 분신한 노동자는 또 한 명의 분신한 노동자가 된다 
이제 유서가 있어야 열사가 되고 투쟁은 조합비를 날리고 조직력을 훼손하는 일
갑득氏는 산별교섭(사회적 합의주의)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행위’는 
금속노조 위원장의 이름으로 ‘엄벌’하겠다고 협박했다
노동부 정례협의회를 통해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선포하고 
곧바로 돈과 민주노조 깃발을 맞바꿔치기 한 하이닉스 합의서에 당당하게 직권조인 했다
갑득氏는 민주노동당 열혈 당원이고 당사수파이다 
 
GM부평비정규직지회 이준삼 동지가 ‘해고자 전원 복직’을 외치며 한강 물로 뛰어 내릴 때
진보신당은 한강 물의 이미지를 카피 해 ‘푸른 진보’를 외치기 시작했다
너무 너덜너덜해진 부르주아 민주주의 제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이 
과연 한 겨울에 한강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심정을, 뼈 속까지 사무치는 분노를 이해나 할까? 
진보신당이 숭배하는 ‘사회연대전략’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호주머니를 틀어 
부르주아의 돈 주머니를 채워주는 일
부르주아 독재를 그대로 놔두고 개량의 무지개 색으로 덧칠하는 일이다 
 
나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비판적 사이였던 몇 몇 정치그룹 동지들이
비정규직 악법폐기, 노동시간단축(1800시간) 생활임금쟁취 요구를 
혁명하자는 것으로 해석하는 
개량주의, 노사협조주의자들에 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난 단호한 행동을 위해 강령상의 통일은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비판적 거리를 두었다 
 
사십 무렵, 정세는 변하고 있었고 정치적 재편기였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조합 대표자로 살아왔다 
배달호, 김주익, 이용석, 박일수, 류기혁
손 내밀면 봄빛처럼 손끝에 와 닿을 것 같은 이름들이
나의 강령이었고
라인을 세우고 공장을 점거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긴장된 눈빛이
내 손금을 타고 심장에 새겨진 전술이었다
내 30대는 전적으로 목숨 걸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투사들의 몸짓에 소속되어 있었다
 
정치적 재편기,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었던 동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경제투쟁에는 목숨 걸 수 있었어도 
목숨을 다하여 혁명을 꿈꾸지 못했던 한 시기를 다 보내고
난 혁명정당이 건설되기 전까지 하나의 써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수정한다
혁명은 조직운동이다 
하늘로 오르고 푸른 강물에 몸을 던지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이 비상한 몸짓이 찾아야 할 주소는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 당 건설!
계급투쟁의 야전지도부를 건설하는 일이다 
 
사십 무렵, 정세는 변하고 있었고 정치적 재편기였다
난 지금까지 투쟁하자고만 했지 한 번도 동지를 사랑한다고 고백해 본적이 없다 
이제 내가 먼저 손 내밀어 손금을 통해 대화하고 싶다
그 심장에 새겨진 뜨거운 언어를 껴안아 보고 싶다 
혁명은 지금 이 곳에
심장과 심장의 따뜻함 속에도 있다
투쟁이 있는 곳으로 일어나 또 가자!
끝보다는 여럿이 함께 내딛는 그 첫 발의 설래임에 주목한다 
2008년3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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