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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8
    공장점거파업은 전혀 새로운 세상이다
    초봄

공장점거파업은 전혀 새로운 세상이다

- 쌍용자동차 공장점거파업은 우리 시대의 꼬뮨이었다

 

 

 기계소리가 멈추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관리자놈들 하나 없어도 공장은 잘만 돌아간다 통쾌하다 오직 명령과 통제만이 지배하던 공장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새로운 세계처럼 피어났다 담벼락 아래 풀잎조차 하늘아래 당당한 모습이다 티를 맞춰 입은 가대위 동지들이 아이 아빠들과 함께 손벽을 치며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저 웃음이 닮았고 꿈이 닮았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평등하다

; 우리는 하나 우리는 존엄하다 우리는 승리한다

 

 

 희망의 내면을 비추기 위해 굴뚝 위의 고공농성 동지들은 만월을 이루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를 품어 만월을 이루고 있다 수 백명의 산자들이 죽은자를 품어 만월을 이루고 있다 어떤 폭력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노동자의 존엄함이 빛나고 있다

 

 

 생산이 멈춘 공장 안에는 인간적인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있다 우선적으로 위계가 사라지고 수평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들이 강물처럼 흘렀다 서로 경쟁하고 뒷담화에 익숙했던 노동자들이 서로에게 무척이나 진지해졌다 오늘 그의 이야기는 지루하거나 불쾌하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상처받지 않고 서로 격려하기 위해서 풀처럼 대화가 돋아나고 한순간 공장 전체가 거대한 토론장으로 변해갔다

 

 

 존중은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서로를 품기 위한 수평적인 시선에서 태어났다 손을 들어 이야기 하고 우리의 모든 이야기는 존중받았다 공장 안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는 공개적으로 토론되었고 우리는 그 결정에 열정을 가지고 참가하고 있다

 

 

 우리가 희망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것들은 수평을 이루는 것들이다 가령 온 생을 다해 외치는 구호들 ―“단 한 명도 자르지 마라. 해고는 살인이다”― 이며 충분한 토론을 통해 파업대오 전체가 숲처럼 무장을 결의하는 협력이다 소통과 대화 속에서 연결되고 구성되는 살아보려는 노력들이다

 

 

 보라!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 우리는 자본의 소유권과 경영권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이제 공장의 운명은 무장한 노동자군대의 통제하에 있다 우리는 모든 문제를 충분한 토론 속에서 해결할 것이다 직접 결정하고 직접 행동할 것이다 쌍용차 공장점거파업은 전혀 새로운 세상, 우리 시대의 꼬뮨이었다 2009년8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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